중생의 시절 #2

"산다는 것이 괴로움이라면"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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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苦)다."라고 우리는 종종 말하곤 한다. "아이고, 아이고."라고 그 말을 대신해 외칠 때도 많다.


그 말이 맞다. 특별한 사건 때문이 아니라, 원래 산다는 일 자체가 괴로움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지구에서 살아있는 이 모든 생명은 산소를 태우며 사는 불꽃들이다. 언덕길을 자전거로 오르듯이, 그렇게 스스로를 산화시켜가는 일은 분명 힘이 드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괴로워지는 것은 다른 국면에서다.


우리는 삶의 본질적인 성질이라고 할 수 있는 괴로움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믿는다. 이에 따라 그러한 방법들을 궁리하고, 획책하며, 시도하곤 한다.


그렇게 우리가 살아있는 한 괴로움도 함께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회피하려 하기에, 곧 삶의 괴로움이 사라질 수 있다는 망상을 품기에, 우리는 진정으로 괴로워지는 것이다.


그러니 "인생은 괴로움이다."라는 말은 실은 그 어떤 저주도 아니다. 그것은 그저 "지구에는 중력이 있다."라는 사실적인 진술일 뿐이다. 지구에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그 사실을 그저 사실로 살아가는 이에게는 더는 중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력을 벗어나려는 불가능한 일을 위해 애쓰게 되는 무리한 괴로움도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다. 인생이 원래 괴로움이라는 말을 그저 사실로 우리가 이해한다면, 우리는 더는 괴로움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간에 우리가 살아있는 한 괴로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니 이제는 괴로움에 신경쓸 필요가 없어진다.


이처럼 우리가 인생이 괴로움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는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괴로움을 없애려는 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괴로움과 아무 상관없이, 우리는 그저 마음편히 우리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아도 되는 현실이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은 그 이상이다.


우리의 삶은 모든 것이 역설로 드러난다.


이를테면, 가정된 100의 총합 중에서 괴로움이 70이라면 나머지 30이 기쁨의 몫인 것이 아니다. 역설은 어떤 것이 70이면 그와 반대되는 것도 동시에 70으로 드러나는 원리를 가리킨다. 괴로움이 70이면 실은 기쁨도 70인 것이다.


이 역설의 사실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인생이 그 자체로 괴로움이라는 말은, 동시에 인생은 그 자체로 기쁨이라는 말과 같다.


우리가 괴로움을 어떻게든 없애고자 괴로움만을 보고 있기에 기쁨이 보이지 않는 것일뿐, 실은 괴로움이 있는 곳에 기쁨도 동일한 크기로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더욱더 괴로움에 대해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있다. 우리가 신경쓰지 않아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알아서 잘 있는 괴로움은 그 자리에 그저 내버려두고, 우리의 시선은 우리가 기쁜 그 사실들을 향해 이동할 수 있다. 괴로움이 있는 만큼 반드시 기쁨도 있을 것이기에,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포착하는 만큼 기쁨은 더욱 생생한 기쁨으로 우리에게 알려질 것이기에.


산소를 태우며 살고 있는 저 불꽃들은 별빛이다.


무채색의 우주를 저마다의 선연한 색으로 빛내고 있는 별빛들.


인간이라는 이름의 이 기쁘고 아름다운 빛들.


우주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빛이 그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기에 우주는 아름다워진 것이다.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우주에게 가장 기쁜 일이다.


우리가 바로 우주의 자랑인 그 인간이라는 것, 그것은 분명하게도 우주에서 가장 기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말하곤 하는 것이다.


"인생은 고(go)다."라고.


우리가 존재하는 일만으로도 이 우주의 가장 큰 선한 영향력이라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우주의 자랑이자 기쁨이라면, 우주가 바로 그러한 방식으로 가고 있다면, 좋다, 우리도 간다. 끝까지 가보자. 궁극으로 가보자. 존재하는 이 모든 것의 온전함을 향해, 가득한 그 기쁨의 미소를 향해 간다. 인생이 간다. 아이고(I go), 아이고(I go)를 외치며, 이 중생이 간다.


페달을 밟아, 아득한 저 별빛을 만나러.


가슴에 막 피어난 이 새로운 별빛이 지금 가고 있다. 기쁨으로 영원히 가고 있다. 그 생생한 숨결이 밤하늘에 막 닿는다. 우리의 우주는 분명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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