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1

"겨울잠의 끝에"

by 깨닫는마음씨


when-snow-falls.jpeg?type=w1600



눈내린 외딴집

새해 아침 문앞을 쓸고

옷을 단정히 한 뒤

님을 기다리고 있으메


추운 겨울에도

산야를 따듯히 감싸고 있는 그건

인간이 그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랑


그 사랑이 인간을 데우고 있었네




긴 겨울잠의 끝에 노래는 시작된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혹여 님이 오시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역설적이게도 온전한 기다림의 시간은 이렇게 성립된다.


기다림은 상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만나는 시간.


영영 오시지 않을 수도 있는 님을 그리는 마음은 나를 그리는 마음. 나를 돌아보고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는 나를 노래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것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전한 마음.


세상에 눈이 덮여가는 것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것은 원래 모든 것이 하얀 도화지와도 같은 순수한 여백임을 전하려던 뜻. 부족해서 채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여백 자체가 완전함이었다.


혹은, 우리는 이제 이렇게도 말해볼 것이다.


늘 비어있던 그 자리는 <내 자리>였다고.


아무리 세상을 헤매고 방랑해도 찾을 수 없던 자신의 자리는, 자신의 마음이라고 하는 그 여백 속에 있었다. 언제나 있어왔다.


불안하고 두려웠던 것은 내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심이 없으니 모든 것은 혼란스럽고 당황스럽기만 했다. 마음을 잊어서 나도 잊게 된 것이며, 중심은 그렇게 잃어졌던 것이다.


마음을 다시 찾아, 나도 함께 찾아지며, 이제 거기에서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된다.


인간이 스스로 발하는 그 온기가 인간 자신을 따듯하게 감쌀 것이다.


가득히 사랑받고 있다고 경험하는 것은, 지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다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긴 겨울잠의 끝에 사랑은 다시 시작된다. 반드시.


마-음.


이것은 새롭게 기지개를 펴는 소리.


나를 기다리던 노래다.



작가의 이전글심리학과 영성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