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증후군"
그대는 어둑한 강둑의 산책길 위에 서 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돌린 밤하늘 위로 별이 빛난다. 유난히도 밝게 빛나는 별 하나가 그대의 눈동자 안으로 들어온다. 그 빛이 그대 안에 가득 새겨진다.
그리고 그대는 생각한다.
'나도 저 별처럼 멋지게 빛났으면, 그렇게 빛나는 나를 모두가 알아주었으면.'
그대는 빛나고 싶다. 멋지고 싶다.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 잘난 그대로서 세상에게 사랑받으며 살고 싶다.
갑자기 그대는 힘이 넘친다. 별빛이 등을 떠밀어주는 듯 하다.
'가서, 네가 할 일을 하도록 해! 오늘의 이 빛을 잊지 말고, 찬란하게 빛나는 네 자신이 되도록 해! 너는 할 수 있단다. 오늘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었고, 나는 너에게 너 또한 나처럼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이 사실을 전하러 온거야.'
그대는 달려간다. 두 주먹을 꽉 쥐고 힘차게 달려간다. 강둑 위를 소리없는 환호성이 달려간다.
나는 될 수 있다! 그 누구라도! 나는 할 수 있다! 그 무엇이라도!
그렇게 누구라도 될 수 있는 그대는 되었다.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그대는 해냈다.
피곤함 그 자체가 되어 피곤해졌다.
그대는 이제 무엇을 해도 피곤하다. 피곤함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대여, 그대가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이것은 빛나는 별빛과의 만남이 만들어낸 우주적 사건이다.
그래서 우주만큼 힘들다.
별빛을 따라 그대가 빛나는 별로 성장하고자 생겨난 이 피곤함은 성장증후군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그대는 무기력과, 나른함과, 의욕없음과, 양극단을 오가는 감정과, 머리아픔과, 졸림과, 주의력 결여의 증상을 복합적으로 경험한다. 이것이 성장증후군의 증세들이다.
그대여, 피곤하다는 것은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대는 지금 그대의 성장을 황금의 목표로 삼아 에너지를 과도하게 쓰고 있는 것이다.
성장하기 위해 그대는 학습을 한다. 공부해야만 하는 것 투성이다.
영화를 볼 때도 그대는 공부하듯이 보고, 음악을 들을 때도 그대는 공부하듯이 듣는다. 유명한 맛집에서 음식을 먹을 때도 그대는 공부하듯이 먹고, SNS에서 알려진 카페를 찾아가서도 그대는 공부하듯이 셀카를 찍는다.
그대는 무엇이든지 하려고만 한다.
여러 매체들에서 그대가 조우하는 다양한 힐링전도사들이 그대에게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면, 그대는 바로 그 아무 것도 안하는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몸을 회복시키는 이완의 효과에 대해 들으면 그대는 열심히 이완하려 하고, 명상을 하며 숨을 쉬는 것만으로 그대 자신이 온전하다고 하면 그대는 열심히 숨쉬기를 하려 한다.
그대의 삶은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기에 에너지가 많이 쓰인다. 그래서 늘 피곤하다.
그 피곤함 속에서, 그대는 별빛처럼 눈동자를 빛내며, 아니 별빛처럼 눈동자를 빛내려는 일을 열심히 하며,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일이 그대의 보람이라고 뿌듯하게 말하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려는 일을 열심히 할 것이다.
그대는 공부를 좋아하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느낀다. 그렇게 느끼려는 일을 열심히 한다.
그러나 그대여, 그대는 정말로 공부를 좋아하는가?
그대는 공부를 통한 결과로서 그대에게 주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는, 성장이라는 보상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좋아하다는 것은, 그것을 하는 것 자체가 보상이 되는 것이다. 그 자체가 다른 것을 얻기 위한 도구적 수단이 아닌, 온전한 목적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부정할 수 없는 그대의 만성적인 피곤함은 이미 그대가 공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그대가 공부하듯 아무리 열심히 만사에 임해도, 그대가 기대한 보상은 결코 그대가 만족할 만큼 주어지지 않았다. 이 보상없는 결과가 그대를 갈수록 피곤하게 만든 것이며, 그 피곤함이 만성화된 것이다. 학습된 무기력이다.
성장증후군은 그대가 이처럼 성장이라는 보상을 쫓아 늘 열심히 무엇인가를 공부하듯 성취하려는 상태로 인해 야기되는 결과를 일컫는 표현이다. 그리고 그 핵심적인 결과는 그저 피곤함이다.
그래도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어제의 그대보다는 조금 더 성장했다고, 아무리 자기 최면을 걸어봐도, 그대가 체험하는 피곤함은 결코 부정되지 않는다. 어제는 그럭저럭 무엇인가를 조금이라도 했다면, 오늘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할 의욕이 안생긴다. 다만 피곤할 뿐이다.
그대여, 지금 그대는 쫓기고 있는 것이다.
그대가 성장이라고 부르며 쫓고 있는 그것으로부터 사실 그대는 쫓기고 있는 것이다.
그대는 그대가 쫓기고 있는 것의 정확한 이름을 알아야 한다.
그대여, 그대의 지금을 쫓고 있는 것은 바로 그대의 과거다.
그대가 성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대의 과거에 근거해서만이 성립된다. 그대의 과거가 그대의 성장을 결정하는 모든 기준이다.
그대가 잘났던 과거를 떠올리며 적어도 그보다는 못하지 말아야 한다고 성장을 추구하든, 그대가 못났던 과거를 떠올리며 적어도 그보다는 잘해야 한다고 성장을 추구하든, 그 모든 성장에의 의지는 다 그대의 과거에서 비롯한 것이다.
때문에 성장을 추구하는 그대가 실제로 붙잡고 있는 것은 바로 그대의 과거다. 그렇게 그대는 과거만을 붙잡고 있기에 미래가 없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아무리 노력을 해도 미래가 깜깜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럴수록 그대는 더 열심히 공부하려 하며, 그 결과 더 피곤해지게 된다.
성장증후군은 언뜻 성장이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것처럼, 미래를 향해 열린 미래지향적 상태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끝없이 과거에 천착해있는 과거지향적 상태다. 그래서 그 상태 속에서는 미래로 연결될 새로움들이 전적으로 수용되지 못하며, 그저 과거를 위협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새로움만을 놀이도구처럼 부분적으로 소비할 뿐이다. 바로 공부라는 이름으로 그 소비를 이룰 뿐이다.
소비는 소유의 다른 이름이다. 소유는 두려움이 만들어낸다. 우리는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을 소유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한다.
그렇게 그대는 그대를 쫓는 과거가 두렵기 때문에, 과거를 붙잡아 소유하고자 한다. 두렵기 때문에 더 붙잡는다. 붙잡기 때문에 더 두려워진다. 악순환이다. 이처럼 그대는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과거에 집착하고, 그럼으로써 그대의 지금을 착취하고, 그대의 미래를 폐쇄하는 피곤한 삶에 놓인다.
그러나 그대여, 그대의 과거가 정말로 그렇게 두려운 것인가? 피곤함 속에 그대의 모든 삶의 가능성을 닫아버려야 할 만큼 그대의 과거가 그렇게 절대적인 것인가?
그대의 과거를 정직하게 바라보자.
그대여, 강둑 위로 나가보자.
그대는 어둑한 강둑의 산책길 위에 서 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돌린 밤하늘 위로 별이 빛난다. 유난히도 밝게 빛나는 별 하나가 그대의 눈동자 안으로 들어온다. 그 빛이 그대 안에 가득 새겨진다.
유난히도 밝은 그 별빛은 초신성의 빛이다. 그대로부터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 별 하나가 그대로부터 아득히 먼 과거의 시간대에서 종말을 고한 것이다. 한참 전에 죽은 그 별의 빛이 시공을 건너와 지금 그대의 시선에 닿은 것이다.
그저 그 별빛을 바라보라.
두 주먹을 꽉 쥐고 소리없는 환호성으로 힘차게 달려나가지 말고, 그저 그 별빛을 바라보라.
그대가 정말로 무엇인가를 꼭 해야 한다면, 오직 이것만을 하라. 관심 가득히 그저 바라보라.
모든 별빛은 과거의 것이다.
그 과거에서 온 빛을 바라보며, 그저 숙연하게 그 아름다움을 그대의 눈에 담으라.
그것은 마지막 빛이다. 그 별이 남긴 마지막 빛이다.
지금은 있지도 않은 그 과거의 별이, 그때는 아직 있지도 않았던 지금의 그대에게 전하는 빛이다.
그때는 있지도 않았던 지금의 그대가 자신의 소망이었다고, 지금의 그대에게 전하는 빛이다.
그 과거의 별빛은 결코 그대를 무섭게 쫓지 않는다. 그 과거의 별빛은 결코 그대의 성장과 퇴보에 대해 전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을 바라보는 바로 그대가 거기에 있음을 전할 뿐이다.
별빛은 지금 그대가 얼마나 잘나고 못난 누구인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지금 그대가 무엇을 하는 어떠한 사람인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저 지금 그대의 시선만을 필요로 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소망이었던 그대가 무엇을 하는 누구이든 간에 그저 그대 자신이라는 사실을, 자신을 바라보는 그대의 시선을 통해 전하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자신을 조용히 바라보는 그대의 사려깊은 시선, 그 하나로 온전할 뿐이다.
그대여, 그대가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이것은 빛나는 별빛과의 만남이 만들어낸 우주적 사건이다.
모든 과거의 우주에서 별들이 피곤함 속에 죽어갔다. 그대를 단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기를 꿈꾸며 죽어갔다. 모든 별의 찬란한 빛은 그대를 꿈꾸는 마지막 소망이 밝힌 빛이었다.
그 간절한 마지막 소망이 시공을 넘어 지금 그대의 시선에 전해진다. 과거의 별빛과 지금의 눈빛이 단 한 순간에 만난다. 그대를 보고 싶었던 별들의 소망이 이루어진다. 그렇게 그대는 그대가 이 우주에서 가장 간절한 만남의 소망이 빚어낸, 이미 빛나는 완성품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대여, 그대는 이러한 우주적 만남으로 완성된, 정녕 빛나는 우주적 사건이다.
Jake Shimabukuro - Wish On My Star (Feat. Jennifer Perri)
I wouldn't change a thing about you
전 그대의 어떤 것도 바꾸고 싶지 않아요
I wouldn't ask the green to be blue
초록색을 파란색이 되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I wouldn't ask the birds not to fly,
새들에게 날지 말라고 하지도 않을 거고요
or change in the sky, or turn hello to good-bye.
하늘을 바꾸거나, '반가워'를 '잘 가'라고 말하지 않을 거예요
I wouldn't ask the birds not to sing
새들에게 노래를 멈추라고 하지 않을 거고
I wouldn't ask the phone not to ring
전화기에게 울리지 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I just couldn't ask the wind not to blow,
바람에게 불지 말라고 하지 않을거고요
or a boat not to row, or a trio to go solo.
배에게 떠있지 말라거나, 트리오에게 솔로가 되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You are amazing just as you are
그대는 있는 그대로 놀라운 사람이죠
You are a flower in the spring, and you're the light each morning brings
그대는 봄에 핀 새로운 꽃이고, 매일 아침 다가오는 새로운 햇살이에요
And I adore you, just the way you are.
그대를 정말 사랑해요, 있는 그대로의 그대를
You are not the star that I wish on
그대는 제가 소원을 비는 별님이 아니라
You are the wish on my star.
별님에게 빌고 싶은 제 소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