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깨달음 #37

"그림자"

by 깨닫는마음씨


계속해서 네 앞에는

그림자가 나타난다


너에게 따라붙는 숙명처럼


그래서 너는

그림자를 거느리려고 한다


그림자에 지배받지 않고

그림자의 주인이 되려고 한다


그러한 너는 그림자를 한번

사랑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림자를 네 가슴으로

가득 품어 쉬게 해주는

따듯한 주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산가족상봉 같은

그 감격의 눈물이

눈을 가득 메울 때

그러나 귀는

잠시 열어보라


그림자가

네 앞에 숙명처럼

계속 나타나던 이유는


그것이 숙명이 아니라


네가 밤길만 걸었고


늘 빛을 등지고만

걸었기 때문이다


계속 빛을 향해서만

달려가는 이들에게는


그림자도 기뻐서

반갑게 그 뒤를 따른다


함께 빛 속으로 녹아든다


자기를 만든

그 진짜 주인의 품속으로

너도 그림자도

격하게 안겨든다


이것이

빛의 자식인

우리의

유일한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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