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깨달음 #83

"누구의 마려움인가"

by 깨닫는마음씨


요즘 저 마을 내려가면

아주 인기인입니다


왜?


스펀지에 물 스며들듯

저도 이제 좀 하게 된 것이죠


어떻게?


사람들 척 보면 그 사람

어디가 아픈지 알기도 하고

대신 제 몸으로 받아

좋게 치유해주기도 하니

허리 아프신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아주 그만입니다


그래서?


이거 뭐 마음이란 게 뭔지

이제 다 알겠는걸요

제 마음이란 게 없습니다

껄껄껄 헛헛헛 후후후

저는 마음을 그저 만나러

이 세상에 온 것이지요

어제도 화난 아저씨가

시장에서 약을 팔길래

대신 그 화를 만나서

시원하게 풀어냈습니다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뜨겁게 헌신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장의 마음을

이해했습니다

마음이란 게.... 참말로

애처로우면서도 강하고

그저 신묘하더이다

제가 만난 사람들의

마음만 생각하면

지금도 또 아련히

눈물이 나누만요 훌쩍

콧물도 나네 패앵 쿨쩍

내보내는 김에 쉬야도

잠깐 하고 오겠습니다


안 된다

못 간다


아니 저 쌀 것 같습니다

빨랑 다녀오겠습니다


안 된다니까

못 간다니까


으악 진짜 왜 그러십니까


이 도둑놈아

어딜 감히 내 소변을

니 맘대로 싸려 하느냐

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함부로 남의 것을


으악 이상한 선문답하며

심술부리지 마십시오

제가 마려운 거지

선생님이 마려운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마음은 왜

니 마음이 아니고

사람들의 마음이냐?

마려워서 급한 건 너냐

사람들이냐 빨리 말해


으악 저요 제 오줌요


그럼 스펀지에 물 스미듯

팬티에 잘 스미게 해


으어억 저는 후딱 (휘잉)


처음으로 올바른 일을 하러

스스로 가는구나




작가의 이전글못 먹어도 깨달음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