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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닫는마음씨 Aug 27. 2019

프리미엄 러쉬(Premium Rush, 2012)

결코 멈출 수 없는 마음의 메신저



  마음은 타자다.


  마음은 오직 스스로의 뜻으로 움직일 뿐, 우리의 임의적인 뜻대로 통제되지 않는 까닭이다.


  마음이 타자라고 하는 이 말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는 것이 일단은 좋다.


  이 영화는 메신저에 관한 영화다. 뉴욕거리를 종횡무진 자전거로 질주하는 바이크 메신저들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나 영화의 남주인공은 브레이크를 탈거한 크로몰리 프레임의 픽시를 타고 다니며, 그가 느끼는 메신저로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드러낸다.


  명문대 로스쿨을 졸업한 주인공은 사무실 안에서 정체된 하루를 보내기보다는, 밖으로 나와 끊임없이 흐르고 싶어한다. 그에게는 멈춘다는 것이 더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그는, 멈추면 오히려 더 큰 부상을 입게 된다고까지 말한다. 그는 분명하게 명사가 아닌 동사로 살고 싶은 것이다.


  동사의 특성은 연결성이다. 하나의 존재의 상태와 또 다른 존재의 상태의 연결성을 묘사하는 것이 동사다. 그래서 동사로 사는 주인공은 무수한 존재의 상태들이 존재하는 거리로 나와, 연결되고 싶어하며, 또 연결하고 싶어한다. 그 연결감 속에서 주인공은 살아있는 실감을 느낀다.


  이처럼 연결이 필요한 것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 바로 연결짓는 일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 삶을 정말로 삶으로서 살고 싶기에 하고 있는 일이다. 바로 메신저의 일이다.


  메신저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다. 하나의 타자에게서 다른 타자에게로 메시지는 전해진다.


  타자라는 것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필요가 발생한다. 그리고 모든 필요는 소망을 함축한다.


  때문에 메신저가 전하는 공통적인 메시지는 소망이다. 하나의 타자에게서 다른 타자에게로 전해지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다. 메신저는 바로 이 소망의 전달자다. 타자의 소망의 전달자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은 타자다. 동시에 이 타자인 마음은 언제나 소망형이다. 마음은 실현을 바라며 꿈꾸어진 것이고, 그 소망대로 알려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마음은 자신의 소망이 정확하게 알려질 때까지 멈추는 법이 없다. 결코 통제될 수 없다. 요동친다. 질주하는 심장과 같다.


  이토록 격정적으로 아우성치는 이 소망은 대체 누구의 것인가? 결코 멈출 수 없는 마음이라고 하는 이것은 대체 무엇을 지시하는가?


  그것은 바로 인간이다.


  마음은, 인간을 꿈꾸는 인간의 소망이다.


  타자인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아직 타자인 바로 그 인간의 소망이다.


  그 타자인 인간으로부터 우리에게로 전해지는, 우리가 바로 그 인간임을 꿈꾸어내는 메시지, 바로 그것이 마음이다.


  메신저는 바로 이 마음을 전하는 이다. 인간을 꿈꾸는 소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다. 곧,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전하는 이다.


  인간을 전하는 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인간을 보여주는 것이다.


  때문에 메신저가 메시지를 전하는 법 또한 오직 하나뿐이다. 인간을 꿈꾸는 이 소망의 메시지를 그의 가슴에 꼭 담고, 그 메시지를 똑 닮은 인간의 모습으로 달려나가는 것이다. 통제될 수 없는 마음과 같이 격동하는 심장박동으로 거침없이 질주해나가는 것이다.


  바로 이 자리에서, 메신저는 곧 메시지 자체가 된다.


  메신저가 인간이라고 하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달려나간 길이 그 자체로 인간의 길이 된다. 메신저가 자유롭게 질주해나가는 길대로 인간의 길이 풍요롭게 창조된다. 메신저가 스스로 열어낸 길이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인간을 더욱더 끝없이 개방한다.


  스스로의 길은 곧 인간의 길이 된다. 길로 나선 이가 곧 길이 된다. 연결짓고자 하는 소망을 가진 이가 곧 그 연결된 소망의 완성자로 실현된다. 자유로운 마음을 살리는 자가 곧 자유로운 인간으로 산다.


  메신저는 바로 이 사실을, 그 자신의 삶으로서 우리에게 전한다.


  그렇게 인간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의 메신저는 누구보다 인간이 된다.


  그래서 그는 결코 멈출 수 없다.


  그가 인간이기를 결코 멈출 수 없다.


  그가 인간으로 살아있다는 감동을, 그가 살아있는 인간이라는 기적을, 그는 결코 멈출 수 없다.


  그가 인간일 수 있는 이 삶의 기회를, 그가 자유로울 수 있는 이 순간을, 그는 결코 놓칠 수 없다.


  그래서 메신저는 달리고, 또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림으로써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을 선포한다.


  바로 이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메신저 같은 영화다.






Goo Goo Dolls - Keep the Car Running
Tired of waiting around
이렇게 머무는 데 지쳤어
Now, what are we becoming
이제 우리는 나아가고 있어
Keep the car running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
All the answers I know
내가 아는 모든 대답은
Never taking it slow
천천히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
Just it keep it coming
그냥 계속 가야 한다는 것
Keep the car running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
We are, we are, we are the start of something new
우리가, 우리가, 바로 우리가 새로운 무엇인가의 시작이야
Keep the car running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
We are, we are, we are the only thing that's true
우리가, 우리가, 바로 우리가 유일한 진실이야
Keep the car running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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