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소금 #34

"똥"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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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그는

늘 좀 구린 것을 좋아했고

다 좀 구린 것을 위해 싸웠다


오늘도 그는

아내와 싸운다


보기에도 이미 썩은

스테이크용 고기를

왜 버리냐고

아내에게 언성을 높인다


아직 먹을 수 있다고

그거 착한 고기라고

썩지 않았다고

그는 필사적이다


생각하보면 그는

늘 좀 썩은 것들을 좋아했고

다 좀 썩게 만들어 먹곤 했다


냉장고에 있는 것들이

다 돈이라며 아까워하던

그의 어미가


늘 좀 구리고 썩은

음식들을 그에게

많이 먹였기 때문이리라


연금술의 불길을 지펴

요리로 만들면 괜찮다며

그의 어미는 요리실력이 좋았다


늘 다양한 요리를 해서

각종 썩은 음식을 먹이던

그의 어미의 요리솜씨를

그는 친구들에게 자랑하곤 했다


늘 좀 구리고

다 좀 썩은 것들에

그가 집착하는 것은

그것을 어미로부터 받은

사랑이라고 믿는 까닭이다


모든 환상은

똥을 사랑이라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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