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마음 #7

"마인크래프트(mindcraft)"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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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기의 생각(mind)을 마음이라고 간주한다.


자기의 마음이 소중하다고 말할 때 우리는 자기의 생각을 중요한 보물처럼 여기고 있는 것이다.


"Never mind!"라는 표현에는 '니 생각'으로 '내 보물'을 건드리지 말라는 이 발상이 함축되어 있다.


이것은 상대주의적 진리관(이라고 쓰고 무식함이라고 읽는다)을 반영한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자기만의 생각이란 것이 있고, 그 생각은 다 고유한 진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물같은 생각을 소유하고 있는 자신 역시도 보물같은 진리의 위상을 얻는다.


결국 이러한 이들이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진리다!"인 것이다. 남들도 물론 진리이지만, 그 중에서 자신은 조금은 더 높은 진리라고 믿고 싶어한다.


왜일까?


자신은 자기의 생각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특히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한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들과 비교해 '나만의 생각'을 수호하려는 노력을 단지 많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생각은 더 우월한 진리의 권위를 얻어야 한다고 믿어진다.


지키는 힘이 더욱 강하니, 그 안에서 지켜지고 있는 것도 더 소중한 것이 틀림없다는 인식의 착각이 만든 일이다.


이것은 보물상자를 지키는 일과 같다.


보물상자를 더 견고한 성채처럼 만들어 요새화시키는 일이다.


이 일을 우리는 마인크래프트(mindcraft)라고 부를 수 있다.


표현 그대로 마인드를 축조하는 일이다.


이처럼 생각에 생각을 더해 생각의 성을 쌓는 일을 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이 튼튼해진다고 간주하기도 한다. 생각을 마음이라고 여기고 있으니 그렇게 인식될 수밖에는 없다. 그러나 생각의 요새는 마음의 불통을 낳을 뿐이다.


아주 많은 경우 소통을 포기해서라도 우리는 마인크래프트(mindcraft)의 활동을 통해 소중한 우리 자신의 내적 자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아가 우리 안에는 중요한 보물과 같은 것이 분명하게 담겨 있다고 이 수호의 행위를 통해 역으로 증명하고도 싶어한다.


물론 보물상자 안은 텅비지 않았다.


거기에는 죄수 하나가 수감되어 있다.


우리 자신이 죄수로서 보물상자 안에 갇혀 있다.


보물상자의 밖에 있던 수호자의 실제는 보물상자 속에 갇혀 있던 죄수다.


우리가 어떤 것을 지키고 있다고 간주할 때, 실은 우리 자신이 그것에 갇혀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정확하게 '생각의 속성'이다.


어떠한 생각을 지키고 있기에 우리는 그 생각 속에 갇힌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로 우리 자신이 소중하기에 그토록 열심히 그 생각의 보물상자 속에 우리 자신을 넣어왔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것은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의 운명이다.


꼴보기 싫어서 유폐해둔 것이다.


'자기만의 정당한 진리'라며 우리에게서 강박적으로 수호되는 생각은 반드시 꼴보기 싫은 우리 자신의 어떤 면모를 숨기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소중하기 때문에 지키고 있던 것이 아니라, 수치스럽기 때문에 깜깜한 상자 속에서 죽게 내버려두고자 했던 것이다.


마인크래프트(mindcraft)는 우리의 '마음'을 죽이려 했던 살인장치다.


마음은 하루 빨리 이 장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살기 위해.


마음은 마인드를 나간다.


마음은 생각을 나간다.


마음은 보물상자를 나간다.


살기 위해, 마인크래프트(mindcraft)로 축조된 '집'을 나간다.


우리가 주옥같은 보물로 취급되던 보물상자 속의 운명이 종언을 고하던 날의 일이다.


너무 주옥같아서 이제 그만 주옥같으려고 마음은 침을 퉤 뱉고는 성큼성큼 상자 밖으로 걸어나가며 한 마디를 던진다.


"Never mind!"


이제 사람을 주옥같이 만드는 마인드만은 결코 아니리라.


그렇게 마음이, 보물보다 아름다운 마음이, 집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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