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산 바보"
바보의 산지는 언제나 오늘입니다. '오늘산'이라 늘 생생합니다.
바보는 기억력이 나빠서 긴 스토리를 만들어가지 않습니다. 그건 바보에게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오늘산 바보는 오늘만을 산 바보입니다. 그렇게 오늘을 완결짓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또 다른 오늘로서만 살아갑니다. 오늘을 미완의 서사로 남기지 않고 매일의 프로세스를 완결지어 갑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것은 바보로 사는 게 너무나 멋진 일이라는 걸 뒤늦게 눈치챈 어느 멋진 시인이 들려준 노래말입니다.
바보는 지금 살고 있는 것을 지금 삽니다.
그러니 하루의 마지막에 후회가 없으며, 자신이 하루동안 얼마나 가치있는 일을 했는가, 혹은 오늘도 열심히 주위를 사랑하며 살았는가 등의 것들을 점검하지도 않습니다.
바보에게는 이미 긴 인생처럼 잘 기억나지 않는데, 그래도 잠들기 전에 떠오르는 것은 왠지 모르게 기뻤다는 느낌입니다.
바보가 조금이라도 생각이라는 것을 한다면, 그는 아마도 '태어나서 정말로 좋았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좀처럼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 바보는 다만 이런 표정을 지을 뿐입니다.
"헤..."
자기 삶의 모든 것을 긍정하는 그 근원의 미소를 남기고 바보는 꿈나라로 갑니다.
우리에게도 언제나 바보는 그 꿈같은 미소로만 기억됩니다.
언제 보더라도 그러한 오늘을 살고 있는 바보라서입니다.
'오늘산 바보'의 품질이 이처럼 생생하고 또 아련합니다.
자꾸만 또 보고 싶어져서 우리는 오늘 또 만나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