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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Dec 01. 2016

휴대폰과 PC의 차이

느려서 좋은 것이 많다

브런치를 할 때면 휴대폰에서 써야 할 지, PC에서 써야 할 지 고민할 때가 있다. 확실히 PC는 키보드가 손에 익어서 빠르고 쉽게 쓸 수 있다. 게다가 멀티태스킹의 장점은 이런 저런 정보들을 모으기 쉬워 다양한 관점을 빠르게 훓어 나의 관점을 결정할 수가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두 개의 모니터를 가득 채울 만큼의 창을 올려 놓고서야 만족하는 내 성격상 멀티태스킹은 함정과도 같다. 주제를 이리 저리 탐색하다 그만 샛길로 빠져 내가 쓰려던 주제로 다시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때가 많다. 게다가 생각의 속도만큼이나 타자의 속도도 빠르니 생각이 한 번 막히고 나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래서 PC에서는 쓸 말이 명확하거나 정보 전달 위주의 글을 쓸 때 이용하는게 좋겠다. 아니면 사진 올릴 때?


그래서 브런치를 할 때에는 휴대폰을 선호한다.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하면서 생각이 날 때 마다 끄적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보는 눈이 많아서 PC에서 브런치를 접속하기가 무엇하지만, 휴대폰에서는 걱정없다. 알림 소리에 금방 글을 읽고 Like It을 보내주는 것도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도 좋은 건 휴대폰의 글자 쓰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 가끔은 쓰면서 생각을 정리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느리게 걷기'라는 말을 떠올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글이라는 게 빨리 달린다고 해서 많은 것들을 쓸 수 없기 때문에 그러리라.


그러고 보니 요즘 브런치에 올라가는 글을 속도가 많이 늦어졌다. 예전에는 주말에 폭풍글쓰기를 하고 주중에 하나씩 올리곤 했는데, 주말이 바빠지면서 글을 정리할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라고 하지만, 결국 핑계다. 귀찮다. 게을러 졌다.)


그래도 구독하는 사람, 글을 읽는 사람이 하나하나 늘어나간다는 기쁨과 내가 쓴 글들이 하나 둘 씩 모인다는 즐거움이 꽤나 쏠쏠하다. 그러면서 드는 쓸데 없는 생각들. 나중에 글들을 백업 받을 수 있는건가? (이런 생각하다보면 또 괜찮은 블로그 서비스를 돌아다닐 테고. 글도 별로 없는데 벌써 백업받을 생각을... 다시 티스토리로 가야하는가?) 이래서 내 이런 멀티태스킹 능력은 참 쓰잘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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