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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Apr 09. 2017

준법정신

법을 잘 지킨다는 것과 잘 이용한다는 것

법을 잘 지켜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면서 독주를 마셨다고 한다.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 피할 수 없었던 명예로운 선택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는 죽었고 그 말은 남았다. 


그 말은 마치 준법정신을 일컫는 대명사처럼 쓰인다. 그리고 그 말을 비트는 사람들은 '악법은 어겨서 고쳐야 한다'고 한다. 악법이라는 '악'의 기준이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까닭이다. 결국 사람들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법이기에 과거의 좋은 법도 현재의 악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악법인가 아닌가를 따지는 것은 중요하다. 


악법이라고 판단이 되어 빨리 고쳐지면 좋은데, 법이라는 것이 이미 실행되고 있기에 늘 고쳤을 때의 상호유불리가 개입되어 있다. 이걸 이해충돌이라고 하던가? 그러다 보니 여론으로, 혹은 로비로, 혹은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혹은 변하지도 않기도 한다. 그래서 악법인지 아닌지를 따지기 보다 일단 법을 지키라는 절차적인 명령이 더 유효할 때가 많다. 그래서 악법을 어겨서 고치자는 말에는 반대한다. 고쳐야 하는 게 맞는 거지 꼭 어길 필요가 있는가? 


그런데 법은 사람들이 만들기 때문에 늘 허점이 있기 마련이다. 시대가 변하기도 하고 기술이 발전되기도 한다. 그 빈틈을 노려서 그 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머리가 좋다. 심지어는 '변호사'라는 전문적인 직업도 가지고 있다. 물론 법을 잘 지키는 변호사님도 있지만, 법의 맹점을 잘 이용하는 변호사놈들도 있기 마련이다. 억울한 사람들 변호하기도 하지만, 뻔하게 나쁜 사람들을 변호하기도 하더라. 그들의 인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돈이 문제가 아니던가? 돈이 인권을 더 보장해 주는 참 요상한 세상.


허점과 맹점이 없는 완전무결한 법을 만들 수는 없다. 세상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기에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망라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법을 만든 이유나 법의 정신 등을 생각해 봐야 한다. 법의 허점만을 이용하여 빠져나가면서 '난 법을 잘 지켰다'라고 이야기 하는 인간들은 결국은 정의따위는 관심없고 자신의 안위나 이권만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진정한 준법정신이라 함이 법을 잘 이용하는 것은 아닐거다. 기술적으로 잘 이용하는 사람이 똑똑하다고 추앙받고 모두들 그것이 당연하다고 믿어질 때 참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처음에 법을 잘 만들어야 하겠지만, 법에 살짝 맹점이 있더라도 그것을 이용하여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맹점이 있다면 빨리빨리들 고치거나 개정 좀 하셔라. 여의도에 뚜껑이 멋진 건물에 사시는 양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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