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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May 01. 2017

근로자의 날을 맞이한 단상

그래도 정답은 건물주??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다. 노동절이기도 하고. 노동자와 근로자는 같은 말일텐데 왠지 어감은 틀리다. 근로자는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이고 노동자는 무슨 투쟁하는 사람? 왠지 하대하는 느낌이 든다. 어찌보면 내가 받았던 교육들의 잔재일지도 모른다. 노동은 천한 것.


그런 노동자가 돈을 많이 벌면 참 이상한거다. 직장인이 돈을 많이 버는 건 괜찮지만 노동자는 안되는 거다. 직장인들이란 임원까지 포함되기 때문인가? 직장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직장인일텐데 그 중에서 노동자들은 연봉 육천이 넘으면 안되나 보다. 자영업자들은 그만큼 버시나?


건물주가 가장 좋다고 믿는 젊은이들이 많은 이 사회가 과연 잘 될 수 있을런지. 돈이 돈을 먹고 그 돈이 다시 돈을 불리고 그런 것들이 당연한 일이고 바람직한 일인 듯이 여겨졌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지은 그 아저씨가 시작하지 않았나? 결국 본인은 파산. 어쩌면 그것도 서류상의 파산일지도 모르겠다. 뭐 빚도 자산이라고 계산하는 이 사회에서는 이상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청년들이 힘든 일을 안 한다고 투덜대는 기성세대들도 그들이 청년으로 돌아간다면 결국은 같은 마음일거다. 강남에 땅이나 아파트 살 생각을 먼저들 하겠지. 그 때 당시는 돈을 쉽게 버는 방법을 몰랐던 거고 지금은 매스미디어가 많아져서 훨씬 유혹이, 혹은 수단이 많은 것 뿐이다. 그게 자본주의라 그런건지 아니면 우리 나라라 그런거지.


청년들이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하려면 적절한 돈을 주면 된다. 그 적절함이 무엇인가에 대해 계산하려면 혼자서 살 때의 생활비가 얼마나 들고, 저축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계산해야 한다. 그 저축으로 결혼, 육아, 노후 대비가 가능해야지. 거기서부터 최저임금제가 결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임금이 오르면 무얼하나? 주택가격이 오르고, 사교육비가 오르면 결국 올라간 만큼 뱉어낼 뿐이다. 그러기에 집값 땅값 월세 이런 류에 대한 통제가 매우 중요하다. 그게 안되면 다들 기쓰고 아파트 사고 땅사고 건물 살 생각만하게 된다. 누가 열심히 일해서 돈 발려고 하겠나? 부익부 빈익빈이 되는 세상에. 돈이 자꾸 그런 곳으로 들어가 묶이니 낙수효과고 뭐고 다 필요없는거다. 진짜 경제가 돌지 않는거다. 서류상으로는 아마 올라갈지도. 예전의 돈과 지금의 돈의 값어치가 다른 건 새우깡 가격을 보면 알지 않는가?


어쩌면 이미 노동으로 인해 버는 돈의 규모보다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돈의 규모가 더 커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의도적으로 이런 부분을 무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일해서 벌고 사는 사람보다 집 가지고 건물 가지고 벌고, 돈놀이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훨씬 많을 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게 말이 되나? 우리 나라에 부자들이 그렇게 많은가? 집 가진 사람, 땅 가진 사람들이 모두 미래의 그런 사람을 꿈꾸고 있기에 그런 걸까?


노동절이라는데, 근로자의 날이라는데 정말로 꾸준히 노동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월급 따박따박 나오고 그 돈으로 아이들 키우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늙어서 일 못할 때가 되면 연금받아서 풍족하진 않아도 노후를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번 어느 금리가 높네 적네, 집값이 얼마나 올랐네 마네 학원비가 얼마인지 그런거 고민 안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내 생각이 지나치게 급진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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