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하나 바보만들기 참 쉽다

조작된 도시 (2017)

스포일러 잔뜩이니 보실려는 분은 절대 열어 보지 마시길.

묘한 영화이다. 미션 임파서블, 도망자, 한국버전인가?

시작이 너무 급작스러워서 놀랐지만, 나름 꽤 공들인 액션인 듯. 케이 투에서 나왔던 지창욱을 잘 써먹는 듯 하다. 그리고 나서 시작되는 지창욱의 고난. 히어로가 되기 위한 혹독한 수련인 듯 하나 참 억울하겠다. 영화보면서 드는 생각이, 참 바보만들기 참 쉽다는 거다. 속고 속이는 영화는 이래서 기분 나쁘다. 나도 속고 있는가?

교도소는 정말 잔혹했다. 우리 나라에 1급 전범자만 있는 흉악범 교도소가 정말 있을까? 아무런 이유없이 오직 힘만 지배하는 사회. 물론 이 영화는 거기를 자세하게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나름 강해지는 시련일 뿐이지. 

기회를 잡은 주인공이 드디어 일을 시행하려 할 때 나타난 지원군들. 다양한 직업군인데 할 일 없이 계속 모여 있다가 주인공을 계속해서 돕는다. 미션임파서블에서는 정부조직이라도 되지. 이건 오직 복수를 위함뿐인데 그 많은 장비들에 대한 비용 출처가 없다. 그치만 그게 B급 영화의 진수가 아니겠나? 그냥 권유의 카타르시스를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재미진다!

알리바이 조작업이라는 직업(?)은 예전에도 꽤나 봤던 것 같다. 알고보면 맨인블랙에서 나오는 사건처리반도 비슷한 일을 하는거다. 공조직인지 사조직인지의 차이일 뿐이지. 공조직도 꽤나 위험하다 생각하지만 사조직도 너무 위험한 듯 하다. 결국 권력과 돈에 취약한 구조. 대응하는 조직들도 결국 그에 못지 않은 자본과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참으로 어려운 일. 계란과 바위가 만나는 일과 같다. 이런.

오정세라는 배우는 참 매력적이다. 남자사용설명서에서 그 칠푼 팔푼 같은 매력은 어디로 갔는고 했지만 그의 초반과 마지막. 그리고 중간에 변신하는 모습 다 좋았다. 누군가는 총대를 매야 한다면 가장 매력적인 모습으로 소화하는게 맞는 일. 얄미운 그 모습마저 매력적이더라.

언론, 공권력. 저렇게 휘둘리기만 한다는게 너무 영화같긴 하지만 요즘 받아쓰기에 급급한 언론들이 많다보니 (인터넷언론사들 품질평가라도 해야하는게 아닌가?) 현실감이 있어 주먹이 불끈 쥐어 지더라. 사실확인을 하지 않고 그냥 마녀사냥만 해대고. 다른 생각에 대한 여지는 별로 주지 않는 현실사회를 적절하게 풍자한 것이리라. 

감독이 CF감독 출신이라 영상이 매우 감각적이다. 액션도 뛰어나고. 예전에 '웰컴투 동막골'이후로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CF감독일 했다는데 무슨 일을 했는지 도대체 검색이 안된다. 12년만에 새로운 영화라는데 생각보다 관객도 꽤 많이 들어서 놀랬었다. 뻔한 이야기 같은데 왜???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때 같이 경쟁한 영화가 공조, 더킹, 트리플엑스2 였는데 공조나 더킹은 4주차였고, 이 영화는 처음이었고. 시기를 잘 탔던 운도 있었을까? 아무래도 트리플엑스2보다는 더 보기 편했겠지. 어쨌든 히어로 지창욱이 통한다는 사실이 신기했는데 영화를 보니 반할만 하더라. 나라도 입소문 냈겠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안재홍이 여기 나올만큼 중요한 역할은.. 아니었지 않나? 오히려 김민교인데. 그러나 포스터는 결국 인지도싸움인가.

교도소에서의 저 활(?)은 참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울버린 처럼 할퀼 줄 알았다. 상상력의 빈곤이란. 어쨌든 지창욱이니 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