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특수요원 (2017)
영화리뷰는 확실히 스포일러가 많을 수 밖에. 알아서 피해 가시길.
웃픈 코미디. 요즘 심각한 영화는 영 보기가 싫어서 결국 코미디로 와 버렸다. 하지만 개운하지는 않더라.
김과장 얼굴을 보니 반갑긴 하다. 그 드라마를 모르고 봤으면 더 인상적이었을까? 사이코스러운 악인을 연기한다는 건 무지막지한 악인을 연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어렵긴 하다. 게다가 마지막 그 캐릭터에 애정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니지만.
이수경을 시리얼 광고 말고 드라마에서 본 건 처음이다. 이런 이수경이 아니라 한채아란다. 누군지 모르겠다. 영화출연작들을 봐도 그닥. TV도 그닥. 신인배우 같지는 않던데. 어쨌든, 제법 열혈경찰 티를 냈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건 좋은 거다. 예쁜 역할만 하는 건 역시 배우로서는 재미없는 일이다.
강예원은 예쁜 척하지 않아 좋았다. 불쌍한 취준생 역할을 잘 소화했다. 그런 다양한 스펙에도 정규직이 안되는 건 무엇때문일까? 학벌? 집안? 사람과 소통하는 사회성이 좀 부족하다고는 느꼈지만 그 또한 오랜 세월 실패를 반복하면서 얻어진 후천적 요인이라 안타깝다. 저런 청춘들이 얼마나 많을 지. 우리 아이도 저렇게 되지나 않을지.
비정규직이라는 설움과 그것을 특수요원(?)의 일과 잘 버무렸다. 끝이 뻔히 예상되는 스토리라인이긴 하지만 뭐 팝콘무비에 완성도를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재미있으면 되지.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뭐 별로인 영화도 잘 봐주는 재주가 내겐 있긴 하다. 그러니 나를 믿고 이 영화를 보려 하지는 않았으면. (괜한 설레발이다! 민망)
제목이 참. 특수요원을 비정규직이 한다는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뭐, 사무직이라면 가능한 일이겠지만. 안보, 보안을 다루는데 비정규직이 사명감이 있을까? 그래도 어감상 비정규직을 많이들 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렇게 본다면 대통령도 비정규직인가? 5년 계약직. 어쨌든 이 영화는 묘하게 멜리사 맥카시의 spy(2015)와 닮아 있다. 특수요원이지만 특수요원스럽지 않은 CIA요원들. 하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으로 인해 성공하게 되는 전개가 비슷하다. (고 내가 그냥 생각한다. 요즘 OCN에서 자꾸 spy를 틀어줘서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어쨌든 강예원은 특수요원은 아니고 특수요원 스럽지도 않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특수요원이 안된다. 당연하지. 그녀가 원한건 특수요원이 아니라 그냥 정규직일 뿐이었으니.
정규직이 안되었으니 영화의 결말은 새드엔딩인가? 정규직이라는 자리가 안정된 자리이긴 하지만 자신의 소질과 적성이 안정된 직업과는 거리가 있다면 굳이 찾을 필요가 있을까? 직업의 우선순위를 돈으로 생각해야 할 지 아니면 자신의 취향으로 생각해야 할 지. 일을 즐기면서 하는게 맞다면 개척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게 아닌지. 물론 그것도 정규직이 되는 것보다 더 어렵겠지. 참. 답이 없다. 어떻게 해야 옳은 건지. 무슨 직업을 선택해도 최소한의 삶을 보장을 해 준다면 이 따위 고민은 안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