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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May 06. 2017

멈춰진 시간동안 혼자 사는 건 행복할까?

가려진 시간 (2016)


이제 쓰기도 귀찮네. 스포일러 주의. 어디 있는지 나도 모름.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이제야 봤다. 실화인줄 알고 깜짝 놀랐다. 나 같은 사람이 꽤나 있었던 모양. 화노도 실종사건이 검색어에 오를 정도이다. 예전에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 생각나기도 하고.


초반부의 영화는 밝은 분위기다. 아이 둘이 나무집에서 입맞춤하는 그 씬은 정말로 좋았다. 두 아이의 감정교류가 이뤄지고 서로에게 암호문을 교류하며 쌓아나가는 우정이 너무나 예뻤다. 키가 185가 될거라는 말에 빵 터지고 말았지만. (알고 보니 그게 복선이었던 거다. 하하)


동굴 속에 들어 갔다 나온 후 수린이다 겪는 현실은 참 차갑다. 어른들의 시선이나 아이들의 시선. 그래도 그렇게 나쁘지 않게 표현하지 않아서 좋았다. 감정이 더 격해지면 아동학대인거다. ㅠㅠ 하지만 아빠나 형사들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보통의 어른들처럼 걱정하고 생각하고. 사실 이 상황이 이상한거지 어른들이 나쁜 건 아니다. 그래서 맘에 들었다. 편가르기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강동원이 나오고 나서부터는 이야기의 기류가 바뀐다. 유체 이탈할 때도 좀 그랬지만 드디어 판타지 영화스럽게 진행된다. 그래 이거다. 영화란 모름지기 상상력이 가미될때 영화다운 거다. 그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세상에 대한 묘사는 신기하였지만, 그 무력감도 상당했다. 함께 누군가가 없이 혼자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세상은 결국 혼자 사는 거라지만, 혼자서 이겨낼 수 있는 게 있고, 그게 불가능한 게 있기도 하고.


그나마 성민이는 그걸 잘 적응하는 친구였지만, 또 한명의 친구는 아니었고. 그래서 다른 선택을 하고. 물론 성민이가 내린 선택도 비슷했지만 그는 결국 구원받았고. 대책없는 기다림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그래도 성민이는 희망을 꿈꿨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슬픈 영화다. 마치 늑대소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나고. 경쾌한 느낌보다 잔잔한 느낌. 그리고 아쉬움이 가득한 영화다. 내내 안타깝기는 했지만 가슴을 조이지는 않았다. 끝이 왠지 정해져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끝은 내 예상과 비슷했다. 그래, 그럴 수 밖에 없다. 그게 개연성이겠지.


영화 보는 내내 여주인공 아이가 눈에 밟히더라. 예쁜 눈망울. 영화 내내 환하게 웃었던게 몇 번이었던지 모르겠지만 그 표정없는 모습이 너무 분위기가 있어 넋놓고 보았다. 유정(99년생), 소현(99년생), 새론(00년생)을 10대 여배우 트로이카라고 하던데, 신은수(01년생) 그 다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후 작품에서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 명의 주인공. 두 사람은 동일인물. 강동원 아역의 이효제(04년생) 어쩐지 키차이가 나더라.
두 영화가 묘하게 닮았다고 생각한 건 나만 아니었나 보다. <늑대소년>과 <가려진 시간>
저 나무집은 정말 멋지다! 누구나 꿈꾸는 마음의 안식 같은 곳. 스틸조차도 표정들이 감성적이다.
신은수양 하이컷 화보찍을 때 비하인드 컷이라는데. 난 볼살 통통한게 더 좋더라.
요 세 사람은 지금처럼만 커 준다면 좋겠다. (본 영화랑은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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