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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May 07. 2017

목숨을 걸어야 할 건 연애가 아니라 스토리

목숨건 연애 (2016)

스포가 있겠지만 볼 사람은 별로 없을 듯. 이 글도 이 영화도.


하지원라면 일단은 믿고 보는 배우였는데, 작품을 잘 선택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TV쪽은 흥행작들이 많은데 영화는 해운대 이후로 별 활약이 있었나? 데뷔작(폰)은 좋았지. 하지만 요즘 영화들은 영... 조선미녀삼총사가 최근의 대작이었지. 심지어는 하정우도 하지원을 구해내지 못했다는. 이 영화도 버금가는 폭망작이었듯. 관객이 고작 4만이더라. 쩝. 그걸 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이게 배우의 문제인지, 배우가 작품을 보는 눈이 없는건지 아니면 소속사가 작품이 아니라 돈에 움직이는 건지. 이번 영화에 진백림이 나오던데 (손예진이랑도 찍었었지) 대만의 스타라고 하더구만 잘생겼다. 남자가 봐도. 그런데 천정명도 그렇게 나오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교회 오빠 이미지인데 두 사람 가운데서 하지원이라. 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주는 듯. 어쨌든 진백림 나오는 걸 보고 이 영화는 국내용이 아니라 수출용이라 확신. 게다가 영어 대사 꽤 많네.


확실히 이 영화는 범죄를 양념삼아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친구였던 두 사람이 묘하게 썸타는 장면이나 프로파일러가 프로파일을 핑계삼아 데이트하는 장면이나. 심지어 범인과의 격투 장면도 로맨틱한 탱고장면으로 넘어가는 걸 보면 확실한 로맨틱 코미디이다. 게다가 삼각관계를 역시 잘 활용한다. 경찰, 프로파일러, 추리작가. 그런데 꽤나 분석적일 듯 한 이 세 사람이 왜 사랑 앞에서는 무지하고 무모한지.


오정세는 너무 아깝다. 난 그 찌질한 면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너무 나갔다. 과잉소비랄까? 무슨 나홀로집에 나오는 도둑놈도 아니고. 편의점에서 맞는 장면은 좀 오버했다. 진범은 아닐거라고 처음부터 확신했지만 계속 얽혀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 현상수배범이 왜 이리 어리버리 착한지. 한 방에 끝낼 수 있을텐데 친절하게 뜸을 주신다. 그런데 그게 뻔히 보인다. 게다가 막판 반전도 어이 없기는 마찬가지.


그런 장면이 너무 많다. 벽장에 숨어 있는 장면. 숨는 장면. 관객은 뻔히 보이는데 등장인물만 모르는 설정.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이다. 성룡 영화에서 였나? 용형호제인지 폴리스스토리인지 그 땐 참 조마조마 했는데 내가 커버린건가. 왜 유치하기만 하지?


반전은 이런 영화들의 규칙인가 보다. 반전으로 가는 과정이 이해되었다면 장르가 바뀌었겠지. 그치만 이 영화는 로코다. 맥락있는 반전따위는 잊어줘야 한다. 아기자기한 사랑이 완성되는 걸로 넘어가줘야지. 끝까지 로코인거다. 하하하.


살인은 양념이고 역시나 로맨틱 코미디. 둘 다 잘생겼으니 용서해 줄까나?
하지원은 역시나 예쁘다. 근데 방귀는 왜 그런 설정인가? 오정세 캐릭터의 의미는 무엇인가? 혼란스러움을 주려는 건지 아니면 코믹이었던지. 하나도 안 혼란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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