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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Jul 16. 2017

스파이더맨, 친절한 옆집 히어로

Spider-Man: Homecoming (2017)

또 다시 히어로물. 그러나 스파이더 맨이다. 스파이더 맨은 다른 히어로랑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그 시작이 어린 청소년이었을 때라서 그런지 몰라도 부침도 많고 고민도 많다. 아주 뚜렷한 선과 악의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방황하는 십대 청춘이다. 그러면서 제자리를 찾아가기 때문에 그를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의미에서 피터 파커는 토비 맥과이어가 늘 좋다. 1, 2, 3를 거쳐 그의 인간적인 고뇌와 가난한 모습과 히어로로서의 고단함을 몸소 잘 표현해 내지 않았나 싶다. 앤드류 가필드는 거기에서 유머만 가져간 느낌이고 톰 홀랜드는 너무 어릴 적 모습으로 가져가 버렸다. 속편이 나온다면 조금 더 성숙하려나? 재잘대는 모습이 마치 데드 풀 12세 버전인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기대가 너무 컸을까? 러닝타임 시간을 느끼고 말았다. 중간에 하품을 한 번 하기도 했고. 지루했던 순간을 날려준 건 홈커밍 데이에 데려다 주던 리즈의 아버지와 함께 했던 그 차량신이었던 것 같다. 그 전과는 달라진 분위기. 배트맨이 생각나기도 하고 (마이클 키튼이 초기 배트맨이라서 그랬나?) 하여튼 음악과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물론 무도회장에 들어서면서 다시 예전 분위기로 돌아가긴 했지만. 그 때를 제외하고는 비슷한 분위기에 비슷한 액션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유머에 현란한 카메라 워크. 그래 돈 많이 들인 건 이해한다.


왜 지루했을까? 굳이 분석해 보자면, 이번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이 설정한 중간 정도라는 한계에 봉착해서 그런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외계인하고 싸워서 얻은 훌륭하고 요상한 무기들도 잔뜩인데, 나쁜 놈인 벌쳐는 하늘을 날기만 하는 재능밖에는 없어 보였다. 나름의 스토리는 있지만, 강하지도 않고. 예전의 스파이더맨을 괴롭히던 악당들에 비하면 뭔가 아쉬움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차라리 고블린이 좀 더 고급져 보이기까지. 게다가 심성이 착하기 까지 하다니. 샌드맨 저리가라다.


그래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처럼 처음부터 리부트된 게 아니라 다행이었다. 물리고 변하는 장면들 이젠 지겹지 않는가? 자연스럽게 시빌워 부터 이어지는 설정 또한 좋았고, 어벤져스 설정을 곳곳에 깔아 놓는 방법도 좋았던 것 같다. 결국 마블 스튜디오의 작품은 개개인 히어로의 작품이 아니라 마블 스튜디오 1, 2, 3, 4, 5, ... 인 셈인거다. 그래서 내가 계속 이 영화를 보고 있는 거다. (그게 참 뻔한 속셈인데도 안 볼 수가 없네. 음.)


꼭 외계인들과 싸우고 지구를 구해내야 하는 히어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할머니를 돕고, 소매치기를 잡고, 뺑소니를 잡는 그런 친절한 이웃같은 히어로도 필요한 법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스케일은 점점 커지겠지만, 처음의 초심이 그랬다는 건 왠지 나를 히어로와 동일시할 수 있는 부분인 듯 하여 참 좋다. 그래서 스파이더 맨이 좋은가 보다. 새롭게 리부트하는 영화라서 스파이더맨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겠지. 슈트가 없어도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는 훌륭한 생각이라 태클걸고 싶지는 않다. 이제 다음 편에서는 뭔가 달라지겠지라고 기대해도 될까나?


포스터에 알만할 얼굴 사이로 여자 아이 얼굴. 영화에서 분명히 약간 독특한 학급 친구 정도로만 나왔는데, 포스터에 나올 만큼 대단한 캐릭터였나? 하고 알아보니 MJ. WOW
확대하시면 이 분 되시겠다. Zendaya Coleman. 당당히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그런데.. 영화에서는 잘 안 보인다는 희안한 사실..
메이 숙모는 너무 과하게 회춘하신 느낌. 정말로 마지막 대사처럼 What the ... 하지만, 64년 생이면 뭐 미스캐스팅도 아닌 듯. 나름 좋았습니다. 하하하
캡틴 아메리카가 나왔다고 해야 할까? 아니라고 해야 할까? 인내심을 가진다면 끝에 가서 빵 터지리라. 어찌되었던 캡틴의 의문의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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