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하고 건더기 없고 면은 끊어지고
모처럼 마트에 갔다. 방학중이라 먹을 것을 잔뜩 쟁여놔야 한다. 이것저것 섰더니 훌쩍 10만원이 넘어간다. 장바구니에 먹고 싶은 라면 하나 몰래 업어 왔다. 그게 바로 요 놈. 된장라면이라고 씌여져 있고, 하나씩 팔길래 집어왔다. 비슷한 놈도 있었는데 아직 시식 전이라.
표지에 중화라는 말이 있어 살짝 헷갈렸다. 일본에서 중국식 라면을 팔까? 직화를 한 건가? 온갖 상상을 했는데 일본 라면이 중화소바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을 듣고 이해했다. 일본 차이나타운 등지에서 먹었던 거라 중화소바란 이름이 붙었고 그게 일본라멘 된 거란다. (출처: 나무위키 라멘 https://namu.wiki/w/%EB%9D%BC%EB%A9%98)
구글신의 도움을 받아 조리했다. 지만 뭐 딱히 라면 끓이는 것과 다르지 않아서. 그림만 봐도 대충이해하겠다. 물 450ml , 면 넣고 3분. 스프는 불 끄기 전에 넣기. 잉? 같이 넣는게 아니고? 몇 번을 확인해 봤는데 그렇단다. 결국 난 20초 전에 스프 넣고 살살 풀어 줬다. 마지막에는 고명을 넣는 듯 한데 난 패스. 순결한 라면을 좋아하는 편이라.
처음엔 약간 이상한 향이 나서 중화라 그런가 했다. 그런데 한 젓갈 먹고 나니 안나더라. 국물은 느끼하고 짭조름하고. 면은 잘 끊어진다. 너무 익힌건지 아니면 면을 넣을 때 건졌다 담갔다 했어야 했는지. 여러 모로 투덜대야 하는데 의외로 맛있다. 김치를 부르긴 하지만 그 느끼짜가움이 나랑은 맞나 보자. 결국 국물까지 드링킹!
묘하다 묘해. 물을 조금 더 넣고 끓였으면, 끓이는 시간을 좀 더 단축했으면 더 좋았겠다. 고명이라도 얹었으면 꽤나 특이한 한 끼가 되었을텐데 너무 멋없게 먹었나 보다. 그런건 라면 전문점에서 찾아야지. 다음에 또 먹겠냐고? 누가 준다면 기꺼이. 굳이 비싼 돈을 내고 사 먹을 것 같지는 않다. 아무리 면파이터 라고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