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에는 돼지냐 소냐?

그런데 왜 닭맛이 날까?

by 오랜벗

이 날 정말 무더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원한 냉면이 아닌 보글보글 김치찌개를 고른 것은 그 지역에 여행을 가면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곳을 가자는 일종의 고집때문이다.


충북 청주 근처에서 볼 일을 마치고 간단한 점심이라도 먹자고 들어간 곳은 짜글짜글 김치찌개집. 집 근처 짜글이찌개라는 이름으로 푹 졸인 김치찌개 명성을 들어서 (근처인데도 못 사먹었다는 함정. 굳이 청주에 까지 가서..) 한 번 먹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에서 좀 벗어난 외곽인 듯. 아웃렛 상가들이 꽤 있다. 성모병원이 가장 큰 건물이었던 듯.

점심 11시 40분쯤. 평일.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곧 가득 채워나간다. 3대천왕에 나왔다는 맛집답게 빠른 메뉴 주문.


2인분 드실거지요? (우린 2명이었다)
아 네...


종류는 돼지 9천, 소는 만천원. 공기밥 천원 별도.

그치만 공기밥은 따지지 않고 그냥 가져다 준다. 그럴거면 포함시켜서 같이나 받지.

짜글과 아닌 것의 차이는? 불조절?


주문하자 마자 나오는 밑반찬들. 숙주나물, 열무김치, 전, 마늘쫑 등. 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양 많은 걸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좀 적게 보였지만 나는 딱 좋았다. 간도 적당하고.


파가 큼직만하게! 보신탕 먹는 기분이랄까?

옆 테이블에서 주문을 한다.


소와 돼지의 차이가 무언가요?
살코기를 드시려면 갈비를 드세요. 돼지는 껍데기가 많아요.


아뿔싸. 나 요즘 다이어트 하는데. 그제서야 야채를 뒤적뒤적 깔린 돼지고기를 확인해 보니 비계가 많긴 하다. 심지어는 제모가 덜 된 녀석도 보이고.. (보고는 못 먹겠더라) 진즉에 물어볼걸. 하지만 김치찌개는 돼지가 진리인데.. 위안을 삼으면 된다. 내께 더 맛있어!


잘 끓었다. 이 때 고기를 먼저 쌈싸먹고 나머지는 더 졸이면 된다.
부추와 쌈장. 그리고 금같은 상추! 테이블마다 올려져 있는데, 여기는 이걸 다 재배하나?

그래도 그 와중에 살코기만 골래서 먹었다. 부추의 맛과 쌈장이 어우러져 훌륭하다. 배가 고픈 탓도 있고.


그리고 졸여진 찌개를 맛보는 순간. 응? 이건 닭도리탕? (닭도리가 일본말이 아니란 말이 신빙성이 느껴져 그냥 쓴다.)


졸여진 그 국물의 맛은 닭도리탕의 국물 맛과 흡사했다. 처음 먹었을 때 분명 그 맛이 아니었는데.. 달다. 양파때문일까? 어쨌든 자꾸 손이 간다. 이 정도면 성공했다.


정말 밑반찬까지 싹싹 비우고 나올 수 있었다. 1인 만원. 뭐 요즘 하도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싼 가격은 아닌 듯. 나처럼 어쩌다 먹는 사람이야 괜찮아도..


싸고 맛있어야 진정한 맛집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비싸도 그래도 무언가 조그마한 특별함을 맛볼 수 있으면 맛집의 조건은 되리라. 여행가서 체인점만 쫒아다닐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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