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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Oct 16. 2017

한 발 떨어지면

그래도...

가끔 드라마를 보다보면 고구마 같은 전개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렇게 상대에게 시그널을 보내는데, 왜 상대방은 그걸 모를까? 혹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다른 곳에서 왜 사랑을 찾고 있을까? 삼각관계, 남사친 여사친의 관계들을 보며 답답해 하고, 설레기도 하고, 행복해 한다.


그러다 문득 내 지난 어느 날을 생각해 본다. 아팠던 때, 좋았던 때, 그리고 지금. 분명 지금의 나는 여유롭고 넉넉하다. 딱히 갈증이 나서 물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물이 보여서 물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 예전의 물 맛을 곱씹어 본다.


한발짝 떨어져서 생각해 보건데 그 철없던 행동들. 적어도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서 참 못나고 유치했던 짓들을 많이 벌렸다. 그게 또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까지 따지기엔 내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미워하고 추억하고 그렇지만 좋아하고 버겨워 버리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 때 그 사람의 따스한 말들, 행동들을 왜 나는 온전히 나만 가지려고 했던걸까? 너무 예쁘고 소중하면 나만 봐야 하는 걸까? 사람은 물건이 아닌데, 나 또한 그 사람의 것만이 될 수 없는데. 그리고 그 사람은 그걸 막아보려 무던히 애를 썼는데, 나만 몰랐다. 그래도 잘 지내고 싶어한 그 사람의 뜻을 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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