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를 쿡쿡 찔러 꼬실 것

넛지 (Nudge) (1)

by 오랜벗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나는 그것이 심리학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학문은 서로 통하는 걸까? 여기에서는 경제학적으로 다룬다고 한다. 효율성을 따지는 행동경제학이라. 매우 인상적이고 실용적이다.


노벨상을 받았다고 해서 도서실에서 빌렸는데 앞 부분 읽고 나서 다시 책을 사고 말았다. 밑줄 쳐 가면서 읽고 싶어서. 근거를 들어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방법들이 참 마음에 든다. 열심히 메모 하면서 읽고 있다. 이런 분이 노벨상을 받아 다행이네.


자유주의적 개입주의. 참 재미있는 개념이다. 개입을 하여 변화시키려고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지는. 한마디로 옆구리를 쿡쿡 찔러서 일을 시키지만 그건 니가 한 일이라는 거다. 시키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면피하는 편리한 방식 아닌가?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만도 하겠으나 선택의 전권을 그 사람에게 주었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 생각된다. 소변기에 파리 한 마리 그려 놓았지만 그걸 맞출건지 말건지는 결국 본인의 판단. 참 절묘하다.


초반 1/5을 읽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지식들이 쏟아지는 듯 해서 잠시 쉬고 정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읽으면서 느낀 건, 넛지라는 것은 결국 설계인데, 인간은 참 똑똑한 척 하지만 멍청해서 그 설계에 잘 속아넘어간다는 것이다. 그걸 여기에서는 이콘과 인간, 자동시스템과 숙고시스템으로 나눠서 설명한다. 이성과 감성의 차이라고나 할까? 수많은 근거들이 그 주장을 잘 뒷받침하기에 읽기에 무리가 없다. 그러면서 슬슬 드는 생각. 설계만 잘 한다면 인간을 조정할 수도 있겠는걸?


그렇게 읽다보니 갑자기 무서워졌다. 결국 넛지라고 하는 건 도구일 뿐인데 어떤 의도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선이 되기도 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의 선을 위한 일이라면 좋겠지만, 다른 목적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는가? 담배나 술을 더 많이 팔게 하기 위한. 또는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뭐 의도를 알고 보면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에 핵무기와 같은 그런 위험한 기술은 아니라고 생각은 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