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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Nov 01. 2017

김주혁을 추모하며


그는 나를 모른다. 나도 그를 네모낳고 조그마한 상자 속에서만 보았다. 고 김무생의 아들. 1박 2일. 최근에는 공조라는 영화 속 북한군 장교로 만났다. 그 전에는 광식이형 광태로.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은 토사구팽을 잘못 발음하여 얻어진 이름이다. 그는 그 때 웃었고, 예능이긴 했지만 너털웃음은 소박해 보였다.


그러던 그가 죽었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보다 알았다. 응원하던 팀이 점수를 뽑았는데도 신이 나지 않았다. 전혀 모르는 연예인이 죽었을 뿐이라 생각했는데 마음 한 구석이 비었다. 갑작스런 비명횡사때문이었을까? 예측하지 못하는 슬픔은 꽤나 큰 가 보다.


죽고 나니 보이는 그의 행적. 마지막 모습들. 그를 추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의 소탈한 성품을 안타까워 하더라. 살아온 삶이 정리되는 순간.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이 확인 되니 더욱 먹먹했다. 그러고 보니 신해철의 기일도 이 근방이었네.


마이클 잭슨이 죽었을 때도, 장국영이 죽었을 때도, 최진실, 박용하가 죽었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그들을 향유했던 추억이 사라지고 잊혀지는 느낌. 그래서 나도 슬펐나 보다. 내 추억의 한 부분을 땅에 묻으려니.


부디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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