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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Oct 22. 2017

날이 좋아서 걷는다

일교차에 감기는 대롱대롱


날이 좋지 않았다면 돌아 다니지도 않았을텐데, 요즘 참 날이 좋다 보니 차 보다는 걷는 일이 많아졌다. 지하철을 타면 바깥 풍경을 보지 못해서 아쉽고, 버스를 타면 사람에 부대끼는게 싫은데 걷는 건 천천히 사람들과 거리 풍경들을 볼 수 있어 참 좋다. 미세먼지, 배기가스는 빼고.


주로 걷는 길은 큰 길 옆 보도이다. 배기가스가 싫어서 골목길도 도전했지만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차들이며 속도 제어하지 않는 오토바이, 자전거들 때문에 다시 큰 도로 옆으로 나왔다. 그래도 여기는 사람들만 다니지 않는가? 물론 가끔 자전거의 따르릉 소리때문에 짜증은 난다. 그들은 인도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 또 통행을 가로 막는 광고판도 그렇고, 인도에 주차된 차들, 노점상도 그렇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역시 큰 길 옆이 낫다.



이어폰을 끼고 가노라면 사람들의 걸음, 웃음, 풍경들이 뮤직비디오처럼 흐른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노래를 선곡하는 편인데, 주제에 따라 같은 풍경도 다르게 느껴진다. 어울리지 않는 모습들은 내 두 눈으로 스킵하면 그만. 나름의 나만을 위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거기에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은 덤이고.


급격한 일교차 때문에 감기를 달고 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침 제법 쌀쌀한 날씨는 걷기 참 좋다. 배기가스에 내 폐가 조금 더러워 진다해도 이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차라리 아침에 걷고, 녹차나 당근주스를 마시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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