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고생의 당당한 주홍글씨

Easy A , 2010

by 오랜벗

엠마 스톤의 이지. 다음 영화에 씌여진 영화제목이다. 정식으로 개봉했나? 아닌 듯 한데. 어쨌든 나는 이 영화를 왓챠에서 보았다. 왕좌의 게임때문에 가입했는데 가끔 철지난 영화를 볼 수 있어 만족한다. 가격도 그리 비싼 것도 아니고. 다시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엠마 스톤을 몰랐으면 이 영화를 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라라랜드의 후광을 어느 정도 받은 운 좋은 영화. 첫 인상은 그거였다.


하지만, 이 영화의 내공은 만만치 않았다. 골든글러브 코디미 부분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던 저력과 오천만불 이상의 흥행. 그 해 MTV 최고의 코미디 연기상 수상. 엠마 스톤은 이미 이 때부터 대단했던 거다. 그래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캐스팅 된 거였겠지? 그런데, 난 여전히 그 때의 엠마 스톤과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을 연관짓지 못하였다. 심지어는 엠마 왓슨과 헷갈리기 까지 했으니 내 얼굴인식 능력은 제로에 가까웠다. Anyway.


6.jpg 머리 색깔때문일까? 얘가 걔고 걔가 얘인데, 난 왜 이리 구분을 못 하는가?


영화는 흥미롭다. 그냥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 물이 아니더라. 소문이 소문을 낳고, 퍼져나가고 오해에 오해가 쌓이는 건 뻔한데, 주인공은 오히려 갈데까지 가보자 식의 대응을 한다. 자신의 친한 친구마저도 등을 돌리지만 그것에 대해 별로 상관없다 싶다. 심지어는 자신의 측은지심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배신을 당하지만 그 또한 넘어간다. 내 참. 완전히 발암드라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당당한 그녀가 아니었나 싶다.


5.jpg 제대로 A를 새기고 나타난 그녀! 쿨하다. 그런데 남자들이 보는 시선과 여자들의 시선이 다르다는 게 웃기기도 하고.


가슴에 새긴 A는 나다니엘 호돈의 '주홍글자' - 뭐 제대로 번역하면 주홍글씨가 아니라 주홍글자라는데 어쨌든 간통을 의미하는 이니셜이 A란다. - 를 상징한다. 소설을 깊이 이해한 그녀는 소설 속 주인공으로의 삶을 대신(?) 살아보게 된다. - 뭐,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이다. 그 과정에서 오는 사람에 대한 배신감. 외로움들. 그것을 이겨내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게 이 영화의 참 매력적인 부분이다. 각각의 아픔, 사정등을 생각보다 유쾌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조연들은 전혀 모르겠더라. 아빠로 나오는 스탠리 투치만 그 특별한 머리 스타일때문에 단박에 알아봤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인가? 거기서 앤 해서웨이랑도 나왔던 것 같다. 트랜스포머에도 나온 듯 하고.


7.jpg 바로 요 분!


우리 나라 영화 등급이 12세 이상 관람가인데, 글쎄. 우리 나라 고등학생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인데 그냥 용인해도 되나 싶다. 섹스를 했다 안 했다의 내용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온다. (심지어는 매춘이야기도 나온다. 고등학생이. 물론 약간 어설프지만) 아이들이랑 같이 보다가 뿜을 뻔했다. 물론, 심한 노출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을 속이기 위해 가짜로 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어휴. 적어도 15세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게 내가 너무 고리타분한 것 일수도. 어쩌면 중고등학생들이면 이미 2차 성징이 지나서 알건 다 아는 녀석들일테니.


하여튼 굳이 아이들과 같이 이 영화를 보는 건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설명을 해 주기도 안 해주기도 난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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