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와 부회장

김비서가 왜그럴까, 2018, tvn

by 오랜벗

실은 첫 방송때부터 김비서와 부회장과의 위계에 관한 추행일수도 있다는 그런 식의 글을 써 보려고 했다. 부회장과 직속비서라. 좋아하는 감정을 9년이나 누르면서 계속 비서로 두면서 서서히 그녀의 마음을 빼앗아 버리는. (실은 그만 둔다고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별로 그럴 맘도 없었으면서) 그 이전까지는 아니었겠지만, 그만 둔다고 이야기하는 순간부터 하나 둘 사심이 있는 명령을 내리는 그 부회장이 괘씸했다. 흥. 저런 재력이 있다면 저렇게 할 수 있겠군. 그런데 김비서 그걸 못 알아채고 쿨하게 계속 밀어낸다. 특유의 업무적인 미소를 띄우며 말이다.


결국 두 사람의 과거가 밝혀지고, 밀당이었던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부터는 위계는 있지만, 그건 그냥 위치일 뿐이고 강압이나 강요따위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연인관계가 되더라. 이러니 그닥 쓸 게 없다. 그러고 보니 비서와 부회장이라는 관계에서 괜히 이상한 관계를 연상했던 나의 뇌구조가 이상했던 거였다. 이런 음란마귀 같으니라고. 반성하고 반성한다. 그리고, 이런 쓸데없는 어그로로 조회수나 높여볼까 했던 마음도 반성하고.


실은 저런 류의 로맨스에서는 늘 위계가 나온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보면 안된다. 실장님도 나오고 부장님도 나오는데, 회장님이 못 나올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느꼈던 위화감은 단순한 질투가 아니었을지. 현실에 저런 관계가 있을 리 만무할텐데 뭘 그리 흥분을 했던고.


내용은 되었고. 이 드라마 꽤나 좋다. 웹툰과 웹소설을 일부라도 접했던 사람으로서 단순하고 간단한 줄거리를 이렇게 각색을 하다니. 이런 저런 주변 인물들을 덧붙여서 이야기가 짧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서 좋았다.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만화적인 요소가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게 독특하다. 오늘은 음란마귀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잘 표현했더라. 처음부터 고려하고 대본을 썼던지 연출할 때 잘 살리는 건지. 어쨌든 보기 좋다. 쪽대본이 아니라는 증거인거 같기도 하고. 커피 PPL은 여전히 거슬리지만 어쩌겠나. 제작비는 무시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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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일수록 늘 원작과의 비교가 어쩔 수 없는데 김미소는 더할 나위 없었지만, 이영준은 박서준이 조금 딸렸다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박서준이 나쁘지 않더라. 사람 참 간사하게. 하하. 어쨌든 최대한 그 두 사람의 모습을 입체감있게 살려주고 있는 배우들에게 박수를! 종영까지 순탄하길. 태양이는 과연 어찌 나올려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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