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 중딩 한태웅 선생

풀 뜯어먹는 소리, 2018, tvn

by 오랜벗


리얼 다큐멘터리 예능임을 모르는 것 아니다. 이런 농촌 체험 버라이어티는 어느 방송사나 기획하고 소비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예능은 특별함이 숨어있다. 마치 인간극장에 나올만한 중학생 농부라니.


중학생이 농사 지을 수 있지. 중딩을 무시하자는 건 절대 아니다. 단지 그 나이에 마인드가 농부 마인드라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키우는 소 때문에 여행 못가겠다는 말이나, 무심한 척하면서 이것 저것 챙기는 부지런함. 어르신과 농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능글거림까지 시골 삼촌의 모습을 꼭 닮았다. 게다가 농사일하면서 갖는 저 여유라니.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살짝 궁금해지기는 하더라.


이 예능이 반가운건 한 아이의 재능과 선택을 ‘세상에 이런 일이’ 의 시선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자리에 그냥 젊은 농부가 있어도 그닥 이상할 리 없을 정도의 분위기가 그 학생에게 있었다. 출연자 중 최연소자이지만 숙달된 전문가인 아이러니한 설정이 주는 맛도 재미있고 그리 자극적이지 않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소소함이 마치 심심한 나물무침 먹는 듯이 기분이 좋아진다.


일찌감치 자신의 진로를 정리한 태웅이는 어떻게 살까? 농사일을 해서 아주 부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 학생이 아주 많은 보람을 느낄 것 같지는 않더라. 대신 쓸데없는 다른 일들에 시간을 보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그 분야에서는 일찌감치 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학원때문에 힘들게 살고 있는 우리네 아이들 보다는 훨씬 생산적이고 도전적이지 않는가? 부럽다. 그의 두세배를 산 인생이지만 감히 그 분야에서는 선생이라 불러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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