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일
엇갈린 거다
잡을 수 없는 거다
서로 가던 길은 남들만큼 평탄했고
나이 먹는 속도만큼 빠르지 않았다
사방팔방 펼쳐진 그 넓은 인연의 광장에서
그대를 딱 하니 만나기에는
동서남북 360도 중에
하나의 방향이 되었어야 하는거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지나치기도 하고
평생 만나지 못하기도 하고
뒤에서 반 발 떨어진채로 뒤쫒기도 한다
그건 360도 중에 하나의 방향
그리고 하나의 점으로 수렴되는
아주 기막힌 우연과 운명이 있어야 하는 거다
그래
우리가 서로 만나지 못하는 건
절대로 내가 잘못한 거 아니다
그대가 나쁜 사람이라서도 아니다
방향과 목표점이 서로 달랐을 뿐이다
그래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게 잘못일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