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랜벗 Jul 09. 2018

비겁했던 나

그걸 이제 알다니

들켰다.

아주 비겁한 걸 알아 차렸다


구설수에 오르던 그 사람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아닌척 엮이지 않은 척

앞장서지는 않았지만

맞장구는 쳤었던

나를 봐버렸다.


내가 그 구설수에 휩쓸리지 않았던 게

온전히 나의 처신때문인줄 알았지만

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진 아픔 감내했던

그 사람 덕분인걸


당신의 행동을 알려하지 않았고

얼마나 아픈지 느껴보려 하지 않았다.


의혹의 눈초리로 보던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행여라도 그 화살이 나에게도 올까

남들 앞에선 멀리 하고

당신 앞에선 구걸하던

나는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옆에서 지켜봤던 당신이

미안하고 고맙고

밉고도 사랑스럽다


나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나의 욕심만 채웠으면서

그걸 지고지순한 사랑의 감정으로 믿었다니


어렴풋이 느꼈던

실체가 드러날까봐 계속 부인했던 내 모습

그대 앞에 들켰으면서

나는 또 무슨 사랑을 하려 하나

매거진의 이전글 바람은 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