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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Sep 30. 2018

사마귀

실은 곤충이 아닌 질병


실제 사마귀가 난 모습을 넣으려다 너무 혐오감(?)이 들까봐 그냥 곤충을 넣었다. 팔뚝에 토끼똥만한 사마귀가 나를 괴롭히고 있다. 작년에 생긴 건데 해가 지나가도 안 떨어진다. 어렸을 때도 나를 지긋지긋 괴롭히더니만.


별별 작전을 다 써 봤다. 손톱깍이로 깍기. 한계가 있긴하다. 생살을 짜르면 아프기도 하고, 한 번 그러면 꽤나 두렵다. 그래서 손톱으로 꽉 쪼인다음 자른다. 그러다가 손톱으로 그냥 뜯어내기를 시전한다. 살살 허물이 떨어지는 쾌감이 나온다. 대신 피도 나온다. 아니 피를 볼 때까지 뜯는다. 그래서 늘 내 팔뚝에는 밴드를 붙인다.


자꾸 만져서 커지는가 싶었다. 이게 바이러스성 질환이라고도 하고. 그래서 만지지 않고 그냥 무시하기 전법을 썼다. 거의 줄어들었다 싶었다. 겨울 동안은 옷 속에 있으니 그리 티도 안나더라. 그러니 자연스레 안 만졌고 그렇게 잘 지냈는데. 올 여름에 또 뜯어버렸다.


가만 놔둔디고 간지러운 건 아닌데 자꾸 손이 간다. 그리고 뜯기는 쾌감도 좀 있다보다. 새디스트 였던가? 이런. 그래도 번지는 게 아니다 싶어 약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옆에서는 피부과 가서 레이저 치료하라는데 싫다. 무섭단 말이야. 지지는거.


일본에서 온 사마귀약이 도착해서 살짝 발랐다. 예전에 쓰던 티눈약 같기도 하다. 하얗게 굳어버리는게 내일 아침에 또 뜯어야 될지도. 덜 아프다니 좀 믿어봐야지. 하얀 게 묻어있어 좀 성가시긴 하지만 그래도 곧 가을이라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체질을 바꾸는게 가징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라는데, 어떻게 해야 바뀌는지 모르겠다. 이거 없애는 약이나 치료법을 발견해 내는 사람 아마도 떼돈 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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