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리뷰>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1화

포스터 진짜 막장스럽게 뽑았다

by 오랜벗

드라마를 보면서 글을 쓰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같이 보며 이야기할 사람이 있으면 좋은데 취향 같은 사람 만나는 것도 어렵고. 게다가 이 드라마는 좀 찜찜하기도 하고 해서 혼자서 쫑알대는 버전의 리뷰를 써 보려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고품격 멜로드라마란다. 약간 불륜의 느낌도 들고. 일본 작품이 원작인 듯 한데. 좋은 대사가 많다는 평에 보게 되었다. 리메이크건 아니건 간에 제목 하나는 참 잘 지었다. 평일 오후 세 시의 연인. 오후 세 시에 만날 사람은 부부는 아닐 듯. 그리고 직장인도 아닐 듯.


화면 예쁘다. 박하선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초반 장면이 참 인상적이다. 그 뒤로 울리는 사이렌 소리. 그리고 경적소리. 일상을 방해하는 소리. 다시 그 소리는 아이스크림을 베어 무는 소리와 아이의 목소리와 폭죽 소리가 겹친다. 이런 식 참 좋다. 어떤 불꽃에 대한 두 가지 의미. 그리고 그 의미를 사랑으로 연결하는 솜씨.


1화 나는 당신에게 그저


박하선의 집. 분명 부부인데, 와서 아내보다는 새들을 먼저 챙긴다. 그게 새면 어쩌고, 개면 어쩌고 고양이면 어쩌랴. 중요한 건 관심이 다른 것에 가 있다는 거겠지? 그러면서 바뀌는 예지원의 집. 어 저 아저씨(남편)도 꽤나 자주 나오시는 분이다. 좋은 배역보다는 약간 야비한 역할이라고 할까? 그래도 겉보기에는 너무나 화목한 가정이다.


다시 박하선의 집. 온통 관심이 새한테 가 있는 남편을 과연 좋아할 수가 있을까? 그러면서 결혼반지를 클로즈업 하는 의미라니. 카메라는 가끔, 아니 주주 그 결혼반지를 보여준다. 나중에 그 반지를 빼 버릴 상황이 있을거라는 걸 암시라도 하는 것처럼.


그런데 왜 남편은 아내에 대한 관심을 접었을까? 보통 이러면 남편이 1. 바람을 피거나. 2. 정상이 아니거나. 이던데. 남편이 관심갖는 새라는 존재는 참 재미있다. 새장에 갖혀 지내는. 박하선의 독백처럼 명색이 새라면 하늘을 날라다녀야 하는데, 그러한 존재보다 그냥 구경하는 존재로서 좋아한다는 게 과연 정상적인 사랑인건지. 새들의 지저귐에는 무한 미소를 보내면서 아내의 미소에는 멋적어 하는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은 아니다. 뭐지? 사랑을 갈구하는 아내와는 달리 저 무심한 남편의 태도는?


갑자기 시어머니가 들어오신다. 비번도 이미 다 알고. 저 분은 오해영에서 서현진 엄마 아니신가? 오자마자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애를 가져야 한다는 Push. 그러면서 애가 안생기는 이유를 여자의 탓으로 돌린다. 시어머니란 존재는 아들한테는 이야기 못하고 며느리한테만 타박하는 거라고 말하는 건지. 그게 모든 시어머니들을 대표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그러기에 자꾸 극에서 저렇게 쓰이는 거겠지? 며느리라면 공감하겠지만, 시어머니라면 글쎄다. 공감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박하선은 높은 하이힐 신고 자전거를 잘 도 타네. 일할 때는 설마 아니겠지? 아, 아니네. 마트에서 일할 때에는 마트 복장이 있었구나. 그런데 황석정은 뭐 캐릭터 상이겠지만 밉고 요상한 역할이 너무 잘 어울린다. 하하하. 개그 캐릭터인거다. 뭐, 배역과 인물을 동일시할 만큼 내가 나이 먹지는 않았지.


이상엽과의 첫 만남씬이 여기였구나. 마트에서 우연히 본 그 사람을 한 번 따라가고픈 충동. 친절하고 매너 좋은 그 사람이 인상적이지 않을리가 없다. 그걸 너무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나저나 왜 정상훈은 자기 직장에서 부하 직원에게 왜 이리 스윗한거야? 따르는 여직원도 있고. 예지원은 잘나가는 아주머니? 역할이다. 요가하고 우아하게 와인사고. 예지원 남편은 도서출판 업체 대표인가 보네. 타깃이 명확하다. 고급지고 우아한 소설 만들 일 없다. 추악하고 욕망이 넘치는 그런 소설들을 만들어 내는. 거기랑 연결된 도하윤 작가. 일러스트 작가인가 본데. 눈빛이 강렬한 그 사람이 누구지? 검색. 조동혁. 명색이 화가란다. 까칠한게 나쁜 남자 필이다. 조동혁은 아무래도 이 출판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드디어 요상한 애정신이 나온다. 예지원이 마트 주차장에서 뭔 짓을 하는지. 왜 하필 그 장면을 박하선이 보는지. "그렇게 부족함이 없는 여자가 뭐가 아쉬워서." 라고 끌끌차는 박하선은 실은 '부족함이 많은 내가 그러면 이해될지라도' 라는 마음이 깔려있는걸까? 예지원의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는 건 박하선의 착각일수도. 어찌되었던 불꽃놀이를 행복하게 바라보던 그 가족의 모습과 겹쳐지자 박하선의 마음이 혼란해 진다. 그 혼란한 마음을 다잡고자 남편에게 전화하지만 퇴짜맞고, 편의점 도시락을 찾아 가다가 만난 사람이 우연히도 그 사람이라니. 여기서의 이상엽의 모습이란. 수수하네.


남편 정상훈의 모습도 재미있다. 알바생과 둘이서 밥을 먹으면서 못내찔리는 마음만 가득하다. 당돌한 알바생은 예전에 제니 주노에 나왔던 박민지였군. 귀엽더라. 오랜만에 보네. 이 관계도 묘해 보인다. 찔릴게 뭐가 있어요 하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오히려 움찔하는 정상훈. 그런데 흘러오는 노래가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이다.'


이상엽도 부인이 있었구나. 편의점 밥 혼자 먹기에 없는 줄 알았더니만. 주말에 한국에 온다는 걸 보니 무지하게 바쁜가 보다.


다시 박하선. 남편 자식은 전날 알바랑 고기 먹고 오면서 아내는 소파에서 자고. 아는 척도 안하고. 새만 보고.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일터로 나간다. 립스틱 하나 바르지 못하고 '어울리지 않아'라고 말하는 그녀의 심정이란. 마트에서 일하다가 예지원을 또 다시 만난다. 그런데 그녀의 머리속에 온갖 상상이.


예지원은 마트에서 장보다 말고 전화받고 나서 갑자기 어딘가로 향한다. 역시나 바람피는 거였구나. 그걸 목격하는 또 다른 사람. 남자다. 이상엽인가? 왜 뒤통수만 나오는 거야. 아니네. 남자학생이었다. 고등학생 정도로 되어 보이는. 화분을 던지고 그 둘은 놀란다. 누굴까?


그 다음 부분은 쓰기가 복잡하다. 예지원과 박하선이 엮이는 과정이 그리 되는 거였군. 그런데 그 남자학생은 뭔가? 이상엽과 엮이는 그 과정도 알겠다. 돌 던진 학생의 담임교사였구나. 박하선이 그 학생이랑 부딪혀서 결국 병원에 갔는데, 보호자라고 이상엽이 따라간다. 그리고, 그녀의 긴 하이힐 대신 운동화를 신겨준다.


마음이 설레는 건 죄가 아니다. 미화하려는 게 목적은 아니겠지만, 이 드라마 결국 불륜드라마였군. 그래도 박하선의 입장이라면 참 힘들겠다. 서로에게 이유가 있어서 결혼을 한 것일 텐데 그 이유가 없다면 도대체 왜 사는 걸까? 서로 안 만났으면 좋으련만. 문제는 이제 다시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과연 꽃길만 있을지. 결국 그만그만한 선택을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거다. 그 때의 타이밍였던 거다.


일본 드라마 원작답게 자신의 독백을 나래이션으로 넣어서 감정의 흐름을 잘 엮어 나간다. 음악도 좋고. 화면도 예쁘고 대사보다는 상황으로 설명이 되는 게 참 좋다. 무엇보다 박하선이라는 배우 참 예쁘다. 계속 보고 싶다. 오늘 또 하는 구나. 어쩌냐. 내가 종편 중에서 채널A는 아예 지워버렸는데. 이런.


3.png 이거 보면 이해되려나? 안 나온 사람들 2화에는 나오겠지?
00000110654920190626165400790.png 박하선은 왜 그런지 몰라도 참 참하다는 생각이 든다. 참 참하다.
3ef2af6a0aff4a56a19f75493db1bfe91557824026070.jpg 몰랐는데 원작 드라마가 있다. 그리고 이건 영화다. 드라마가 끝난지 3년 후를 그린 거란다. 오호.
사용자 지정 1.jpg 검색해 보니 레진코믹스에서 드라마를 바탕으로 웹툰도 그렸네. 막장이긴 해도 좋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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