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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Jul 31. 2019

그녀의 필터

그러지 않았어도 온라인에서 너를 봐줄 수 있었을까?

왼쪽이 실제 그녀, 오른쪽이 필터링 그녀


중국의 한 스트리머 이야기다. 이게 기사들 중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여신이라고 하긴 참 무엇하지만, 대단하긴 하다. 저런 동그란 얼굴이 저런 길쭉한 얼굴로 바뀐다는게. 사진 어플에서 필터를 넣어 사진을 조작 하는 건 봤어도 그게 라이브 방송에서도 가능하다는 거 처음 알았다. 실제 얼굴을 보여달라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건 이미 그들도 필터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거겠지?


왼쪽의 그녀와 오른쪽의 그녀의 본질은 다른가?

그녀의 강점은 달콤하고 듣기 좋은 목소리란다. 그런데다 얼굴도 귀여우니 여신칭호를 들었겠지. 실은 그녀의 달콤하고 듣기 좋은 목소리를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었던 것은 '필터' 때문이 아닌가? 그리고 그 필터가 없어지자 실체가 드러났지만 SNS 팔로워는 늘어났다고 한다. 뭐, 단순한 호기심일 수도 있겠지만서도.


자. 이제 그녀는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도전하던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다른 필터를 가지고 또 다시 그 일을 시작하던지. 용기있게 그냥 자신의 모습으로 도전해도 괜찮을 듯 싶은데, 자신의 자존감이 바닥일 때는 그러한 도전이 어렵지 않는가. 그래서 실은 복면을 쓰고 자신있게 노래 부르는 그런 프로그램도 나오는게 아닌가.


그런 필터를 이용하는 사람들. 결국은 사람들이 원하는 게 외모라는 걸 알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목소리가 좋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예뻐서 그 채널이 인기였을 지 모르겠다. 게다가 자신의 외모를 이용하여 방송을 진행했을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이 분은 자신의 모습으로 도전하는 것도 어려울지도. 


이 사람이 사기를 쳤다는 생각은 왠지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성형하는 것도 사기가 아닌가? 돈을 많이 들여서 자기 얼굴에 칼을 대고 고치는 것은 합법이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바꾸는 건 불법일리가 없을 텐데. 필터썼다고 고백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성형임을 붙이고 다니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그냥 그런 것들만 쫒는 자신을 먼저 반성해야 하는게 아닌지.


이쯤에서 저 외모를 저렇게 바꿔주는 프로그램이 무언지가 사뭇 궁금해 진다. 그러고보면 나도 결국 속물이다. 그래야 한 번이라도 쳐다봐주는 그런 세상 속에서 나혼자 도도하면 무엇하리. 그래, 그런 세상이라 저런 사람도 있는 거다. 저런 사람을 욕하기보다는 저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봐주지 않는 우리를 욕하는 게 훨씬 도덕적이라고 믿는다.  나를 포함하여.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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