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랜벗 Oct 17. 2016

거꾸로 교실, 현장에서 가능한가?

입시를 바꾸기 전까지는 어림없는 소리


블로그를 하면서 늘 후회했던 지점은 투덜거리는 글을 쓰고 그게 늘면서 곧 후회해서 였다. 특히나 교육관련 글들은 몸 담고 있기에 호의적이지만은 않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현장의 괴리감때문에 비판적인 글들이 많았다. 그러고 나선 어줍잖은 나의 지식에 부끄러워 글을 내린 적도... 이 글도 분명 그리 되겠지.


그러나 트렌드라 이야기하는 것, 교육에 유행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교육의 본질, 나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나중에는 정책이 되어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겠지만 가치관 정립은 나의 자존심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다. 그래서 거꾸로 교실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본다. 사설이 장황한 만큼 부드러운 이야기는 아닐거다.


거꾸로 교실은 나온지 조금 지난 꽤나 재미있는 프로젝트이다. 새로운 교육트렌드로 각광 받았고 현재도 받고 있다. 그게 확대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처럼 관 주도가 아니기에 확산이 느리다. 그래서 오히려 다행인 점도 많다.

기존 전통적인 교육 방법은 교실에서 강의를 받고 집에서 숙제를 하는데 거꾸로 교실(flipped Learning)은 집에서 강의를 보고 이해한 다음 학교에서는 그에 대한 활동을 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과 협력해서 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분리. 이 수업은 학습 내용을 이렇게 두가지 방면으로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워싱턴 대학에서 가져옴. 외국산. hul~

이렇게 되면 교사의 역할은 강의, 설명이 아닌 활동의 진행자, 코치의 역할을 할 듯 하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내용을 각자의 실력에 맞게 공부를 하고 온다는 전제는 깔렸지만 어쨌든 교육의 패러다임을 많이 뒤흔드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미래교육'이라는 이름으로 kbs에서 다큐로도 했다.


2015년에 했다고는 하던데.. 내가 본 게 몇 편인지 모르겠다.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지 않는다. 활동 중심의 수업을 하니 잘 수가 없다. 모두들 공부에 빠져든다.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무척 매력적이다. 수업시간만 보면 지금의 교육과 확연한 대비가 된다.

하지만 과연 아이들이 집에서 강의를 보고 소화해서 올 시간이 있을까? 혼자서 이해할 수 있고, 매일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학습 의욕, 동기만 있다면 아주 이상적이다. 정착되면 괜찮을까? 결국 개인차가 존재하리라 본다. 그 개인차를 메꿔줄 교사의 도움도 필요할 것이다. 집에서 부모가 케어를 해 주지 않는다면.


경기를 하기 전 충분한 준비운동이 필요한데 그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고 그것을 오직 선수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다 큰 성인이나 프로 선수라면 당연하겠지만 아직 미성숙한 학생 아닌가?


활동을 하다보면 깨닫는게 있을거라 하지만 반대로 교육적인 활동이 아닌 비교육적인 일에 허비하는 학생도 생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난 입시제도 안에서 이런 식의 교육이 계속 진행될거라 믿지 않는다. (왜 이리 비관론자가 된 건지)


수많은 동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도 일이겠지만 ebs 콘덴츠를 활용한다면 많이 절약이 되겠지. 그런데 굳이 동영상 강의를 볼 필요가 있을까? 그냥 교과서를 보고 이해를 해도 된다면 책만 읽고 와도 좋을 일이다. 그리고 이건 이미 아이들이 '예습'이라는 말로 행하고 있기도 하다. 한참이나 먼저 배우는 '선행'으로 변질되긴 했지만.


이미 배운 아이들이 (그게 예습이든 선행이든) 교실에 앉아 있다는 점은 굳이 집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결국 거꾸로 교실의 핵심은 수업 시간 전에 알고 있는가 아닌가가 아니라, 수업 시간에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있다. 그리고 그 답은 활동적인 협력 과제를 한다는 것이다.


꼭 집에서 봐야 하는 수업 동영상을 수업시간 도입부분에 보면 안될까? 집에서 보고 온다고 완전히 이해하고 오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결국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상적이긴 하지만 결국 거꾸로 학습의 핵심 개념은 '아이들에게 활동할 시간을 많이 주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치 사전 수업 동영상을 많이 만드는 게 거꾸로 학습의 핵심인 것처럼 이야기해서 불편할 때가 많다. 교사가 유튜브 스타가 되어야 하는지. 나처럼 얼굴빨 말빨이 되지 않는 사람은 어쩌란 말인지. 재능 많으신 분들이 그리 하는 것을 시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스포트 라이트 방향은 잘못 된 것 같다. 중요한 건 강의가 아니라 수업이라며!


미래 교육에서 앞으로의 교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은 아주 크다. 전통적인 교사상은 분명 아닐것이다. 출석체크하고 학습지 또는 활동지 나눠주고 (이것도 이미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게 되는 걸까?) 활동이 용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우미 수준으로 격하되는 걸까? 그래서 미래에 없어질 직업으로 교사가 들어갔을 수도.. 가끔 우리는 미래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뜬구름을 잡고 있는지. 당장 우리 교실에서 협력적이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수업을 하자. 일 년에 한 번, 한 학기에 한 번 그러다 보면 점점 늘어나고 바뀌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엑스맨 어린이집 원장 미스페레그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