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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Oct 29. 2016

소프트웨어 교육, 그래도... (3)

잘 되야 할텐데


무슨 소프트웨어 교육에 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쓰다보니 3부작이 되어 버렸다. 1부. 소프트웨어 교육과정 웃기다 2부 소프트웨어 교육 시작이 잘못되었다. 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 교육 자체의 장점을 버리지는 못하겠다. 그리고 이렇게 판을 벌인 이상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급작스런 꼬리 내림에 당황스럽기도 하겠지만, 모두에게 이런 교육을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다양한 교육의 시도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변명하자면, 이걸 정책적으로 모두해야 하는 것인가 아닌가의 판단은 내가 하는 게 아니니 그게 아쉽다고 이야기한 것 뿐이다. 이왕하는 거라면 좀 제대로 내용을 만들어 가지고 했으면 좋으련만 급하게 일단 저질러 보자고 이야기하면서 만들어 가는게 꼴보기 싫어서 싫은 소리 했을 뿐이다.


초등에서는 5학년 언플러그드로 시작하여 6학년 스크래치나 엔트리까지만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지금 있는 컴퓨터 환경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겠지. 햄스터나 아두이노 보드 같은 영역은 필요한 아이들만 하는 사교육으로 넘기는 게 옳은 것 같다. 일단 그런 제품을 학교에서 구비하기도, 관리하기도 어렵고 교사의 역량 또한 더 많이 요구되기에 일반화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편리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가? 그럴 때마다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새롭게 교재를 개발할 수도 없는 노력이고.


중고등학교는 내 영역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결국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안드로이드 앱이나 애플 앱을 만들 수 있는 언어를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핸드폰의 앱이 저 두 가지면 다 구동이 되니 가장 범용이 되는 듯 하다. 그걸 개발하는 킷도 비용이 들던가? 그럼 고민해 봐야 하고.


코딩교육, 소프트웨어 교육도 결국 도구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미술을 배우고, 음악을 배운다. 미술, 음악을 배울 때 우리는 수채화 물감이나 리코더, 피아노 등을 배운다. ICT(정보통신활용교육)도 결국 같은 맥락 아니던가? 정보통신을 활용하여 생활 속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운다.


컴퓨팅 사고력이라는 요상한 개념은 실은 도구로 따지면 ICT의 좁은 개념이고 수학이라는 큰 학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구조화하고, 자료를 분석하고, 조직하고 모델링하고 추상화하고, 알고리즘 사고를 하고.. 이런 것들은 알고 보면 수학적 사고력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거기에 코드와 기기라는 특별한 도구가 사용될 뿐이지.

소프트웨어 운영지침 (2015) 교육부 출처

그런데, 수학은 유용성을 금방 느끼지는 못하나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그 표현이나 작동방법 들이 눈에 금방 보이기때문에 유용하다. 즉각적인 반응을 좋아하는 지금 아이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영리한 교육적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교육의 목표를 따지자면 이건 사고력 증진 프로그램이다. 그걸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꾸 앱개발자이나 프로그래머이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불편하다. (정책적으로 홍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무슨 직업교육하자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프로그램 짜면서 세상을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필요한 만큼만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과열이 되지 않는다. 벌써부터 대입이랑 연계되어 사교육이 범람하고 있는데 이 모든 건 아직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추진되고 있는 정책 탓이라. 아마도 교과서가 나오고 그 수준이 높지 않음을 알면 금방 진정되리라 생각은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교육이라는 게 이런 유행을 타야 하는지.


그냥 초등에서는 기본 기초 교육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적용 응용 활용하여 발전시키는 교육은 중등에서 하시고. 그러기엔 입시가 너무나 큰 벽이 되어 버린다고? 문제의 시작과 끝은 거기인데 다른 쪽에 힘을 쓰니 늘 교육이라는 배가 산으로 가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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