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O26

제 6 - 6 장 나 : 알고 있다니 어떻게

by 올드한

“공교로운 일이군요”


흥미롭다는 듯 툭 뱉은 그의 말투와는 달리 그 내용은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것 처럼은 들리지 않았다.


마치 유리창 너머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입김을 훅 불어 이물질을 우선 제거 하려는 것처럼.


그는 이미 보고 싶은 장면을 정해 두었을 지도 모른다.


엘리베이터 안.

11층 버튼 옆에는 ‘1101 ~ 1120 객실 사용불가’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1103호가 포함된 쪽 복도 전체가 통째로 봉쇄된 것이다.


나는 11층 버튼을 눌러 보았다.

지나가는 행인 2 라도 11층을 건너 뛰지는 못한다.

11층을 지나가는 것이 필름에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엑스트라 출연료라도 나오니까.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출연료에 대해서 말하자면.


‘11층이 되자 엘리베이터는 ‘띵’하는 소리를 내더니 스스럼 없이 문을 열어 주었다.

1102, 1103, 1104호에 걸쳐 노란 폴리스 라인 띠가 둘러져 있었다.


‘진짜로 이런 걸 하기는 하는구나.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었는데’

본격적인 정밀 수사에 앞서 사람들의 출입을 차단해 둔 상태였다.

초동 수사팀은 이미 다녀 갔을 것이고.

머지 않아 경시청 소속 수사팀이 몰려 들 것이다.


복도 바닥은 가로세로 무늬가 복잡하게 섞인 타일 카페트로 깔려 있었다.

여느 다다미 방이 그렇듯 꼼꼼하게 청소하지 않으면 틈마다 이물질과 먼지가 끼기 십상인.


방금 지나간 이동식 침상의 바퀴 자국과 침상 앞뒤에서 밀고 끌었을 여러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남겨져 있었다.


그 틈 사이에서 아주 작은 하얀 천 조각 하나가 오도가도 못한 채 끼어 있는 것이 보였다.

내 지갑이 열려 있었을까.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몸을 숙여 그것을 집어 올려 다시 지갑 안에 넣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겁니까? 뭐 대단한 거라도 발견한 거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 들어 온건 또 다시 그 짧딸막한 남자였다.


“얘기 좀 하고 싶은데 말이죠?”

살인이 일어난 정소라면 자연히 목소리를 낮추게 마련인데, 그는 그런 암묵적인 규칙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놀란 기색이 채 가시지 않은 나를 향해
계속 말을 걸어왔다.


나는 아직 판단이 확고히 서지 않았다. 이 남자가 어디까지 정상인지.

정상에도 상 중 하가 분명히 있을 텐데, 어느 정도의 정상인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어제 제가 한 시간 정도 머물렀던 방이라서요”


“하하, 네 알고 있어요”


알고 있다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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