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OE6

제 7-1 장 소영 : 안녕

by 올드한

“지금 일어나야 해?”

“저 말 지금 따라 해야해?”

“언제 끝나?”

“또 일어나?”


유치원에 처음 온 아이처럼 구는 그 사람이 너무나 귀여워

나는 양손을 뾰족한 삼각형으로 모아 미사가 끝날 때까지

코와 입을 가린 채 쿡쿡 터져 나오는 웃음을 눌러야 헀다.


그는 나를 따라 성당 미사에 몇 번 참석해서 어정쩡한 몸짓을 반복하다가 결국 종교를 바꾸었다.


그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에는 응해 주었지만 내게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끔은 내가 근사한 석양인 듯 흐뭇하게 나를 바라보던 그의 눈동자를 몹시 사랑했다.

아니, 그 눈동자 건너편에 있는 그를 사랑했다.


“선배, 하나님 믿어요?”

“아니, 너 안에서만 믿어. I believe in You.”


내게 원하는 것이 전무한 남자를 위해 나 역시 종교를 버렸다.

그가 불교에 가까운 무교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도 그 사람 안에서 세상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일로 나는 가족들에게서 멀어졌다.




소영은 마지막 짐을 챙겼다.

딱히 애착이 가는 물건은 없었다.

그가 써 준 해묵은 손 편지들만 빠짐없이 챙기면 되는 것이다.


방을 나서다 얼마 전 다이소에서 샀던 선인장 발견했다.

이 선인장도 내게 원하는 건 적었다.


“우리 다시 볼 수도 있고 못 볼 수도 있어.”

선인장은 선인장 답게 침묵했다.


“안녕”

keyword
작가의 이전글2O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