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1 장 나 : 일본 법인의 사보 팀
“팀장님, 축하드려요.”
여직원은 공기 반 진심 반으로 구성된 목소리를 냈다.
노래방을 같이 가 본 적은 없지만, 아마 마이크를 잡으면 듣기 좋은 소리를 낼 것이다.
“무슨 말이에요?” 내 생일을 떠올렸다. 음력으로 쇠는 생일이라 매년 날짜가 다르다. 심한 해에는 두 달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했다. 그렇다고 계절을 넘긴 적은 없었다. 앞으로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지만. 대개는 12월에서 2월까지에 내 생일이 있다. 지금은 5월.
“무슨 말이에요가 무슨 말이에요?” 다 알면서 시치미는, 이라는 표정이었다.
“최우수 사보 글로 선정돼서, 백만 원 포상이 있을 거래요.” 남자 직원이 흰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그 흰 이는 며칠 내에 소고기를 뜯게 될 예감을 품은 듯 보였다.
가장 친한 동료 한 명에게, 꿈인 듯 무용담인 듯 들려주었던 일본 출장 이야기가 화근이었다. 이야기는 결국 사보 팀의 귀에 들어가 버렸고, 곧 무수한 청탁이 따라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나는 강단 있게 거절하지 못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글쓰기 능력에 대한, 소소하지만 분명한 자부심 때문이었다. 평소 IT 관련 전체 공지 메일을 보내고 나면, 그 건조한 사무용 문장 속에서 무엇을 봤는지 몇몇은 꼭 내게 쪼로록 달려와서 내 글은 뭔가 성분이 좀 다르다고 말하곤 했다.
어떤 팀에서는 내가 보낸 메일을 코팅해 벽에 붙여 놓고, ‘심금을 울리는 이메일 문장의 정석’이라는 제목을 달아 둔 적도 있었다.
하룻밤만에 A4 열한 장에 달하는 글을 써서 사보 팀에 보냈다.
사보 팀은 내 글을 포함해 모아둔 기사들을 국문과 영문으로 발행해, 국내 직원들과 미국 본사, 그룹사들에 뿌렸다.
더 큰 사단은 일본 법인의 사보 팀이 나를 인터뷰하겠다며 곧 한국에 온다는 소식이었다.
‘일본에 사보 팀이 있었나.’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외국계 협력업체를 두지 않는다. 부품과 원자재를 거의 전부 자국에서 조달한다. 토요타와 혼다를 뚫는 일은 바늘구멍만 한 틈도 허락되지 않는다. 닛산은 그보다는 사정이 조금 낫다.
그 때문에 이 회사는 일본에 대규모 공장을 두지 못하고, 기술과 영업의 첨병 역할을 하는 사무실만 운영한다. 얼마 전 내가 다녀온 곳이 바로 거기였다.
‘그 사이에 사보 팀이 생겼을 수도 있지’
요즘은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진다. 아무튼, 내 글이 적잖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라고 쓴 글이니까
일주일 뒤. 일본 사보팀 직원 두 명이 인터뷰를 위해 직접 공장으로 찾아왔다.
“그러니까… 당신은 일본에, 아니 이 세계에, 요즘 세상에 실제로 그런 불가사의한 존재가 있다고… 백 퍼센트,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