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향기를 싫어하는 사피엔스 종은 없음이 분명하다.
돌체앤가바나 라이트블루
지금까지 수많은 여자들에게 이 향수를 선물했다.
염문을 뿌렸던 여자들에게 그리고 사심 없이 아꼈던 여자들에게.
남포동 어느 극장 안.
나라는 사람은 언제나 약속시간 20분 전에 도착한다.
약속시간 5분 전.
하얀 울스웨터를 입은 그 애가 빠르게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나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엘리베이터로 직행.
엘리베이터에 함께 오르려 뒤를 따라가는데...
그 애의 걸음걸음마다 짙고 얕게 물결치는
아늑하고 포근한 향기.
한겨울에 맡아보는 완연한 봄의 냄새.
그렇게 알게 된 돌체앤가바나 라이트블루.
그 애는 그 향기를 참 좋아했었다.
향기가 더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그럼 차라리 콧구멍에다 뿌려’라고 해놓고는 같이 한참 웃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우연히 코에 손을 가져다 대니,
아침에 뿌린 롤리타렘피카에 좀 전에 손에 흘린 복숭아 넥타가 썩여 돌체의 향기가 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