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만에, 카톡을 다시 설치하니...
반가운 이름이 다시 보여 대화를 시도했다.
‘안녕’ 하고.
그리고 8분 후.
‘네 선배’ 하고 답장이 떴다.
7년 만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웬일이세요?]
[오랜만이네요.]
이런 거 없이.
매일 함께 있을 때 부르면 대답하던 그 반응 그대로.
밥 먹었어?
오늘은 컨디션 좋아?
벌써 가려고?
하면 웃으며 답해 주던 그때 그대로.
그 대답 하나에 그 목소리가 아련히 들린다.
흐트러지지 않는 빼곡하고 꽉 조여진 발음.
머리나 목 쪽 가슴 쪽으로부터의 간섭 없는
정확히 연구개에서만 나오는 소리.
그리고,
꼭 나 같은 대화법,
어디서 어떻게 무얼 하며 얼마큼을 살았어도,
그녀에게서는 오염되지 않았던 예전의 내가 짙게 느껴진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내 오랜 그녀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