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를 가로지르는 아침 출근길엔 신호등 없는 건널목이 두서너 군데 있다.
오늘 아침.
건널목 앞에 멈춰 선 내 차 때문에 할아버지 한 분이 불안한 듯 미안한 듯 바삐 건너고 계셨다.
걷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속도이지만 모션과 표정은 달리기였다.
할아버지,
저는 당신에게 위해를 가할 아무런 의도가 없어요.
밥벌이 때문에 근사하게 보이는 자동차 안에서 양복 입고 있을 뿐, 보잘것없는 사람이에요.
저를 보고 그런 표정 지으며 허둥지둥 황급히 건너지 마세요.
천천히 건너세요. 그러다 넘어지세요. 제가 더 죄송해요.
다 건너가실 동안 제 뒤차들의 압박을 다 막아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