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눈물은 훔치고 트레킹을 계속했다

by 망고 파일럿



인디아나 존스에 나올법한 길을 지나고 호빗 원정대가 지날법한 길을 걸어서 올라가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주위 풍경을 둘러보며 가는데 조랑말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가벼운 안장을 등에 진 조랑말은 아련한 눈빛으로 풀도 안 뜯어먹고 어딘가를 응시한 채 가만히 서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귀여워 카메라를 드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렌즈 안에 보이는 그의 얼굴이 몸에 비해 엄청 컸기 때문이다.

머리가 큰 조랑말이었다.

그렇게 셔터를 누르고 사진을 확인해봤다.
머리가 큰 가분수의 모습이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다가,

갑자기
왠지 모를 동질감에 슬픔이 몰려왔다.

마른 눈물은 훔치고 트레킹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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