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숙소에 도착해서 너무 배가 고파 주인아저씨에게 스파게티를 주문하고, “Give me the noodle like Machapuchare”라고 되도 않는 애교를 부리니, 아저씨가 호탕하게 웃으며 마차푸차레 봉 보단 안나푸르나 봉이 더 크다면서 안나푸르나 봉만큼 주셨다.
치즈가 들어간 음식들은 대부분 냐크(암컷 야크) 치즈를 사용하는데, 냄새가 정말 고약하다. 내가 느낀 그대로 표현하자면, 10명의 트레커가 3일 동안 씻지도 못하고 트레킹을 하고 와서 젖은 등산화를 벗어 가운데 난로 앞에 가지런히 모아서 말릴 때 날법한 냄새다.
하지만 냄새가 고약할수록, 진득할수록, 오래될수록 사람을 닮아 그 맛이 더 진해진다고 하니 제 멋대로 맛을 상상하지 않고 먹어보기로 했다.
지나치게 부드러웠던 파스타 면을 넣으니 입안 가득 치즈 향이 퍼진다. 치즈라는 게 참 신기하다. 먹기 전까지만 해도 구린 냄새에 먹기가 꺼려질 정도였는데 막상 먹고 나면 그 고약했던 냄새가 이젠 제법 구수 해지는 느낌이다. 정말 사람과 닮았다. 단지 상대방의 외모나 말투, 행동으로 손쉽게 그를 판단하고 어림으로 짐작해 함부로 재단했다. 그러다 그를 알고 나니 더 없는 친구가 되더라. 쉽게 판단했던 사람들이 때로는 생각보다 훨씬 더,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진한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