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팔로가 아닌 버팔로 같은 버팔로 스테이크

by 망고 파일럿


시내를 느린 걸음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죽 공예집이 눈에 들어와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꽤 멋들어진 작품들이 많았다. 그중 나의 눈길을 끈 건 가죽 지갑이었다. 물어보니 야크 가죽으로 만들어서 짱짱하단다. 전부 수작업품이라, 가게마다 가죽 결이 다르겠지 싶어 이 집, 저 집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한 네 번째 가게에 들어갔을 때,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날리는 가죽지갑 하나가 눈에 들어왔고, 나는 그의 매끄러운 가죽 결에 매료되어 주인에게 물었다.

나 : 이거 무슨 가죽이야?
주인 : 버팔로.
나 : 응? 야크 아니야?
주인 : 다른 데서 다 야크라고 하지? 그거 다 거짓말이야. 여기선 야크 가죽 못 써.

놀랐다. 설마 해서 물어봤다.

나 : 그럼.. 혹시 내가 지금까지 먹은 야크 스테이크도 버팔로스테이크야?
주인 : 응. 당연하지.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첫날 야크 스테이크를 먹고, 그 맛에 감동하여 여행 내내 다른 여행자들에게 야크 스테이크 찬양론을 펼쳤던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

그게 사실 야크가 아닌 버팔로였다니.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었다. 주인은 나에게 확인시켜주겠다며, 창틀만 한 네모난 가죽 원단을 보여줬다.

주인 : 자, 봐. 야크가 아니라 버팔로지?

당연히 못 알아봤다.
알아볼 리 만무했다.

살아있는 야크랑 버팔로를 데려와도 구별 못하는 판에, 그들의 가죽만 보고 버팔로인지 알아채는 건 도저히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주인의 눈빛엔 '솔직한 장사'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나는 그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나 : 이거 확실히 버팔로네.

거짓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주인은 이미 자부심 넘치는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결국 난 그곳에서 지갑을 샀고, 저녁엔 '버팔로' 스테이크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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