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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님과 나의 원대한 꿈

by 망고 파일럿



너무 좋은 기장님과 비행 중,

제법 친해져서 기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다.

기장님께서 이번에 이사를 가신다길래 축하드리는 마음에,


"오! 신축 청약되신 거예요?"

"20년 된 아파트...."

"아...."

"그치.."

"예..."

"...20년이면 쌔거지!"

"아 그럼요 기장님! 저 예전에 살던 동네엔 50년된 아파트도 있는걸요!"

"그래도 신축이 좋지..."

"그쵸 기장님..."


그러다가 나에게 결혼하면 신혼은 어디서 하고 싶은지 물으시길래,


"제가 그냥 살고 싶은 곳 말씀드리면 되는 거죠?"

"아 그럼."

"강남 8 학군이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내가 덧붙여서,


"방배도 좋을 것 같아요. 동네 깔끔하고. 예술의 전당도 가깝고"

"아, 작가니까?"

"예술적 영감을 위해서."


그러다 내가 기장님에게,


"기장님께선 최종적으로 살고 싶으신 곳은 어디세요?"

"진짜 살고 싶은 곳 말하면 되는 거지? 정말 순수하게?"

"아 그럼요."

"난 반포."

"반포 좋죠."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기장님의 주식도,

나의 주식도

꼭 잘 되었으면 하는 간곡한 바람이 생긴 날이었다.


우리의 원대한 갱냄 꿈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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