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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착륙 직전 '띵' 차임이 울리는 이유

by 망고 파일럿


제주에서 여행을 마치고 김포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마침 다른 항공사에 다니는 친한 형, MJ형이 내가 돌아오는 시간대에 근무를 한다 하여, 우리 회사 비행기가 아닌 다른 항공사 비행기를 타봤다.


같은 기종의 비행기라 하여도 항공사마다 절차나 구조가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기에, 그만 직업병이 도지고 말아서 두 눈을 부릅뜨고 우리회사와 뭐가 좀 다른가 이것저것 신기해서 보고 있는데, 좌석 앞 비치된 비상탈출 요령이 적힌 safety information card의 그림이 다르다.


우리 회사는 곳곳에 위트 있고 센스 있게 유머 포인트를 넣어놓은 반면, 여기 항공사는 정직하게 딱 정보만 적혀있는 것을 보며


'역시 우리 회사가 짱이야.'


라고 애사심을 한번 더 고취시키다가


아, 요즘 젊은 꼰대들이 많다는데 이러다가 내가 그 선두주자가 될 수 있겠다는 반성과 함께 남은 비행시간, 눈을 감고 얌전하고 겸손하게 앉아서 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만, 호기심을 참을 수가 없는 순간이 오고 말았다.


정말 웬만한 건 다 참겠는데

랜딩 하기 직전,


"띵~"


차임이 한번 울린다.


이건 뭐지?

아니, 왜 랜딩 직전에 차임이 울리지?

우리 회사에는 없는 절차였다.


이상하다 싶어 기다려보니,

곧이어 랜딩기어가 내려왔다는 방송도 나온다.


랜딩 준비하기에도 바쁠텐데

도대체 왜 저 때 차임을 주는건지,

어떤 안전상의 이유가 있는지,

혹은 다른 의도가 있는지,

도저히 궁금함을 참을수가 없어,

랜딩을 한 뒤, MJ형에게 연락을 했다.


“형 왜 랜딩기어 내리고 차임 줘?”

“안하면 짤리니까."

“아하."


우리형,

직장인 다 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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