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 빈폴
운동을 시작했어요. 딴 건 아니고 자전거를 탑니다. 몇 년 전 생일선물로 받은 자전거입니다. 언젠가 회사에 가져다 뒀는데 어떤 친구가 ‘휠체어’인 줄 알았다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접히는 자전거입니다. 이젠 아주 유명해진 브롬튼(Brompton)이죠.
이 브롬튼으로부터 본전을 빼기 위해 늦은 저녁 바람을 넣고 일으켜 세워서 끌고 나왔습니다. 저 잘 사는 동네 ‘더 샵’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중에 ‘커피 탄 자전거’에서 커피 한 잔, 그녀는 플레인요거트 스무디를 마셨습니다. 태우고 간 건 아니구요. 각자 몰아서 갔답니다.
본전을 빼려면 한 달에 몇 번을 타야 할까요? 그녀가 생일 선물로 사 준 이 자전거는 내 가슴속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주로 팔로 들어오더군요. 어깨로도 들어옵니다. 가슴 근육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죠. 하긴 제가 거의 근육이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커피 탄 자전거, 라는 이 카페 앞엔 ‘장어가’라는 장어집이 있습니다. 냄새가 좋다. 장어가 내 뱃속으로 들어왔다, 하면 좋겠는데 돈이 없다. 장어는 살도 안 붙는데. 집으로 돌아가 짜파게티를 먹어야겠다 싶습니다.
오래 동안 쓰던 턴테이블이나, 결혼 이후로 먹어 온 아내의 음식 같은 건… 내 속으로 들어와 있다. 뭔가 하면, 사랑하는 것들입니다. 제 몸은 사랑으로 채워진 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