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 [음악단편]이라는 소설집을 편집하다가 문득 / 응? 음악적이라는 게 뭘까? 하는 물음이라기보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아무튼. / 좀 옛날 일이다. 회사를 마친 나는 또 하릴없이 음반가게엘 갔다. (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아침부터 학교에 가지 않고 시내에서 버스를 내려 음반가게로 가곤 했다. 이 이야기는 [음악단편]에는 빠져있는 단편 '상상화'에 자세히 나온다.) 못 보던 점원 한 사람이 오더니 혹시 재즈 들으시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다시 물어왔다. LP도 들으세요? 또 그렇다고 대답하니, 잠시만요, 하고서는 잠시만에 LP로 된 Erik Truffaz의 음반과, Cassandra Wilson의 CD 두 장을 들고 왔다. (나는 클래식 코너에 있었다. 카산드라 윌슨의 음반은 트레블링마일즈와 또 다른 신보 한 장이었다.) 세 장의 음반은 자신의 추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계산대로 가서 직원할인을 받아 본인이 계산을 했다. 그러고서는 쇼핑백에 넣어서 내게 건네줬다. / 믿기지 않겠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이다. 지금 내 방에 그 음반들이 있다. 나중에 인사도 할 겸 다시 핫트랙스에 들렸지만 그 점원은 없었다. 인상착의를 말하고 다른 점원들의 도움을 얻어서 다시 찾아보기도 했지만 그 점원을 다시 만나지는 못했다. / 그 점원과 나의 '관계'를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표현은 '음악적'이다.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