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_ 재즈
재즈
AI 시대에 무슨 글쓰기냐고, 글쓰기 특강이냐고 되묻는 사람이 많다. AI에게 써 달라고 하면 되는데 글쓰기 방법론을 왜 배워야 하냐고 묻는 거지. 아빠가 꼰대처럼 - 누군가 했을 법한 얘기처럼 말하지만 직접 쓰지 못하면 AI랑 대화하기가 힘들단다. 사실 아빠가 지금부터 가르치려 드는 건 AI와의 대화법이기도 한 거지.
더 솔직히 말하면, AI와의 대화법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란다. 정말 배워야 할 건 누구랑도 대화할 수 있는 생각하기 같은 거야. 생각할 줄 안다고? 생각이야 하지. 생각이 글이 되거든? 글이 될 정도의 생각을 하는 거야? 아무튼 생각부터 시작이야.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냐고!
아빠는 재즈를 생각한다. 재즈. 요즘 재즈가 유행이라더라. 물론 아빠 방에선 늘 재즈가 흘러나오지. 아빠도 하루키 아저씨처럼 정통 재즈를 좋아하거든.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이 사람 정도는 찾아보고 들어봐)가 약속된 코드의 흐름이나 모드 속에서 트럼펫을 불잖아? 하지만 그것 앞에 마일즈는 생각을 한 거야. 구성이지. 나의 솔로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하나의 음들의 연결도 있을 거고, 짧은 패시지들의 연결도 있을 거야. 레코딩을 할 땐 아마 좀 더 생각을 했을 거란 말이야. 레코딩이나 라이브 공연이 좀 장단점이 있겠지.
자, 지금부터 생각해 봐. AI에게 재즈를 연주시켜. 마일즈 같은 솔로를 들려주세요. 그럼 AI가 마일즈 같은 연주를 하겠지. 들으면 좋겠지? 하지만 알아둬. 직접 생각하고 기획하고 구성하지 못하면 너희들은 평생 생각을 하지 못해. 예술가는 당연히 되지 못할 거야. 마일즈 비슷하거나 마일즈를 뛰어넘을 수 없다고. 예술가가 꿈이라면 정말 비참한 일이지. 생각하지 못하는 인간은 어떻게 될까? 음… 인간이 아닌 거지 뭐. AI에게 의존하게 된다면 인간의 생각은 단 하나겠지. ‘AI에게 물어봐야겠다’.
아빠가 출판사를 하면서 고심하는 부분이 여러 개가 있어. 그중에 ‘책 값’을 고심해. 깊이 생각하는 거지. 일차적으로 AI에게 물어보거든. 이런 책이 있는데 가격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AI가 제시하는 가격들을 보고 아빠는 더 생각해. AI말이 다 맞으면 세상엔 다 맞고 성공하고 끝내주는 아빠들만 살겠지? 그럼 세상은 또 기준이 바뀔 거야. 엉망진창이 될 거라고.
AI 얘기는 이쯤 하자. 딱 핵심만 얘기하면, 인간의 생래적 목적은 (태어나면서부터 목적말이이야) 풀이를 해보면 이런 거야.
AI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인풋을 주는 사람으로) 누가 더 잘 가르치는가, 로 인간은 계층이 지워질 거야.
마일즈 데이비스나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 같은 트럼페터들은 탑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