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척 더운 날이었습니다. 제 속도 오랜만에 좀 뜨거웠죠. 말 그대로, 수십 년만의 원고청탁이 있었습니다. 지면에 글을 발표한다는 것은 작든 크든, 가벼운 우울증 정도는 쉬이 날려버리더군요.
아내가 말했습니다.
"제발 쉽게 써요."
"......"
"쉽게 쓰라고요. 예?"
나중에 총장이 되는 L교수가 95년쯤에 수업시간에 그런 얘기를 했어요. 도쿄대에서 입문서를 아주 쉽게 풀어냈다... 그러나 쉽게 들어오는 지식은 쉽게 사라진다. 고승의 지혜는 흘러내린다... 같은 삽소리였습니다.
글의 쉽고 어려움은, 글의 형식일 뿐 아니라 글이 접근하는 내용 일체입니다. 쉬운 글은, 형식적으로 쉬운 글이 아니라 숙명적으로 쉬워야 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추워도 숲은 나무를 장작으로 내다 팔지 않습니다. 오늘처럼 아무리 더워도 내 속 소용돌이를 저잣거리에 내돌리지 않겠다... 그런 다짐을 하는 일요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