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화

by 현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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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알게 된 대구의 힙한 동네 두 곳. 동대구역 백화점 길 건너 골목 안쪽에 젊은 여행객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일요일이었지만 훈훈했어요. 옛날 동아백화점 건물 앞을 가로지르는 길에 문구점 레코드가게 서점 커피가게가 모여 있었습니다. 백화점 옆 골목 수입도서를 팔던 가게가 그대로 있어서 놀랐습니다. 이젠 화원처럼 꽃화분도 빛바랜 책과 함께 팔고 계시더군요. 할아버지는 안 계시고 할머니 혼자 계셨어요. - 이런저런 풍경만으로 가슴 한 곳이 저려왔습니다. 이성복 선생이 무한화서에서 '우리하다'란 대구사투리표현에 대해 이야기하셨는데... 슬픈 방향으로 우리하더라고요. 그저 풍경만으로 아팠습니다. 우리의 삶은, 상상화라서 그럴 거예요. 꽃이 필 땐 잎이 없이 대궁만 있어요. 잎이 돋아날 땐 꽃은 떨어지고 없어요. 그래서 서로 같은 대궁에선 만나지 못해요. 상상만 한다지요? 이십 대 무렵에는 나의 현재를 격동적이지 않다 생각했고, 지금에 와서는 지금에야 이십 대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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