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鹹河淡 鱗潛羽翔 (해함하담 인잠우상)
海鹹河淡 鱗潛羽翔 (해함하담 인잠우상) :
바닷물은 짜고 강물은 싱거우며 비늘은 가진 것은 물속에 살고 깃을 가진 족속은 하늘을 난다.
바닷물은 오랫동안 지구의 모든 강들이 흘러들면서 육지와 해저의 다양한 광물과 염류들이 용해되어 농축이 되었기 때문에 그 맛이 짭니다. 짠맛의 주요 성분은 소금(NaCl)인데, 지구상의 많은 나라들은 대부분 암염 또는 소금호수가 말라서 생성된 표층소금을 섭취하고 있고요. 우리나라는 서/남해의 갯벌을 이용한 천일염을 이용하는데,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천일염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고품질의 식용소금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잠시 [함(鹹) 자]에 대해 알아볼까요. 왼쪽의 부수 부분은 [소금 로(鹵)]인데, 소금 또는 염전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모양만 보면 염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위에 꼭지처럼 달린 것은 염전으로 들어가는 수로를 나타낸 것이고, 아래 사각형과 X자 및 그 사이에 찍혀 있는 점들은 염전에 쌓여 있는 소금을 나타낸 것입니다. 한편 오른쪽에 있는 [함(咸)]은 All의 뜻과 함께 짜다(Salty)의 뜻도 있어요. [입 구]와 [개(Dog) 술]이 합쳐진 것이 [함]인데 입으로 맛을 보니 [개짜다]라는 뜻인가요? 결국 여기에 있는 [짤 함(鹹) 자]는 결국 [소금 + 짜다]라는 뜻이니 Very Salty 한 것이리라 보입니다.
그리고 담수를 뜻하는 [담(淡) 자]에는 왜 [불 화 자]가 그것도 두 개씩이나 들어가 있을까요? 이것은 아마도 고대에 바닷물을 끓여서 증류의 방법을 통해 담수를 얻었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사실 지금도 우리가 매일 마시고, 몸을 씻는 담수는 빗물이 그 원천인데 빗물 역시 바닷물이 뜨거운 태양열(火)에 의해서 증발한 수증기가 응결된 것이니, 그런 의미에서 담수의 [담 자]는 매우 이치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자, 이제 이번 구절에서 가장 복잡한 글자인 [비늘 린(鱗)]으로 넘어가 봅시다. 비늘은 당연히 물고기의 몸을 덮고 있기 때문에, 왼쪽에 물고기부수가 들어가는 것은 매우 당연합니다. 문제는 그 오른쪽에 있는 [쌀 미(米) 자]와 그 밑에 잇는 어그러질 [천(舛) 자]인데, 사실은 이 글자는 도깨비불을 뜻하며 그와 관련 있는 물질인 [인(원소기호 P)]을 뜻합니다. (* 위에 어그러질 천(舛) 자는 왼발과 오른발이 서로 어긋나서 꼬여서 잘 걷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 보기에도 왼쪽과 오른쪽이 모양이 다른 데다가 뭔가 불안정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이 부수는 생각보다 한자의 구성요소로 많이 나오니 이번 기회에 익혀두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예전 전기(조명)가 없던 시절에는 시골의 들판이나 산골짜기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것이 도깨비불이었고, 이것은 마치 쌀처럼 희뿌옇게 생긴 불기운이 어지럽게(어그러질 舛) 돌아다니는 모양새였습니다. 물고기의 비늘 또한 햇빛을 받으면 눈부시게 빛을 발하므로 마치 인불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여담입니다만, 과학자들은 지구가 생기고 나서 약 1억 년 정도 후에 최초의 바다가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바다의 나이는 약 44억 년 정도 된 것입니다. 최초의 바다는 당연히 지금보다 훨씬 더 담수(fresh water)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세월이 점점 흐르면서 육지와 해저의 암석이나 토양 속에 있던 무기물질들이 바다로 흘러들면서 지금과 같은 짠맛 나는 해수로 바뀌었을 겁니다. 만약 그때 당시에 천자문을 누가 지었다면 海鹹河淡이 아니고 海淡河淡으로 하였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1000자가 모두 겹치지 않는 룰을 어기게 되기 때문에, 깊은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여러모로 천자문이 신생대에 인류가 출현하고 나서 지어진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자, 다시 공부를 계속해 보면, Diving을 뜻하는 [잠(潜)]을 만나게 됩니다. 즉 물속에 잠긴다는 뜻인데요. 이 글자는 당연히 물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삼수변(氵)이 오고, 그 오른쪽 부분의 맨 위에는 어금니 아(牙)가 쌍둥이처럼 두 개가 나란히 있는데, 저는 이 글자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잠수의 달인, 바다코끼리인데요. 바다사자의 큰 어금니와 너무 닮았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가로 [왈(曰)] 자가 쓰여 있는데, 바다코끼리의 영어이름이 왈러스(Walrus)이기 때문에 당연히 음이 같은 왈(曰)이 들어간 것으로 강력히 추측하는 바입니다.
깃 [우(羽)]는 쉬운 글자이므로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그리고 날아오를 [상(翔)]은 역시 비행과 깊은 관련이 있는 [깃 우(羽)]가 들어가고, 하늘 높이 날아서, 양떼(羊) 구름 있는 데까지 간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보셨다시피, Genesis 절의 상편에서는 천지의 태동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구의 다양한 계절변화와 생물의 진화까지 그야말로 거시적인 시각에서의 우주와 우리를 둘러싼 자연현상에 대해 개괄하고 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Genesis 하편에서는 상편에서 제시된 천지자연의 백그라운드 속에서, 드디어 인류가 태동하고, 사회를 이루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회진화에 따른 윤리강상의 기초도 구성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섭리(攝理 Providence)를 해설하고 있다. 우리 역시 자연이나 신으로부터 왔으므로 자연의 이치로 스스로를 다스린다 할 수 있겠다. 이런 형식성에 부합하는 구체성은 Genesis하편으로 이어진다. 이치에 어긋남은, 이러한 자연의 이치로로부터 본받아 개인의 이치 관계의 이치로 나아간다.
섭리를 무시하고 인성이 말이 아닌 자를 일컬어 '물건'이라고 한다. 섭리의 기준을 준수하고자 하는 사회를 '시스템'이라고 한다. 여기에 철학적 지향성을 더한다면 그야말로 '의미 있는 세상'이겠지.